인천항만이 남항 개장으로 외항시대를 활짝 열면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인천항만이 내항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남항은 개장 초기부터 각종 기반시설 준비 소홀로 물류 혼란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때문에 화주들을 불러모으기는커녕 오히려 쫓아내는 결과를 초래해 개장 초기부터 경쟁력을 상실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항만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인천항만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주)영진공사가 1만t급, 오는 7월1일 ICT(인천컨테이너 터미널)가 3만t급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를 인천 남항에 각각 개장할 예정이다.
영진공사의 경우 지난해 8월28일 1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남항 물양장을 개축해 완공을 마치고 개장을 눈앞에 둔 상태다. 영진공사는 당장 이 부두에서 빔이나 스틸 등 잡화물을 처리할 예정이어서 남항의 컨테이너 야적장(CV)에서 본선 통관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컨테이너 화물이 들어올 경우 속수무책이다. 통관을 위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영진공사 관계자는 “당장 급해서 잡화물을 처리하지만 이 부두의 원래 목적은 컨테이너 화물 처리”라며 “앞으로 컨테이너 화물이 부두에 들어오면 내항으로 화물을 옮겨 통관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CT는 더욱 다급한 상황이다. 관세청이 설치하기로 한 X-Ray 검색기가 개장 1년 후인 내년 8월께나 완공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CT측은 부두 개장 이후 검색화물을 4부두로 옮겨 통관해야 해 시간과 비용을 추가하게 됐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물류처리가 원활하지 못해 화주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어렵게 통관을 마친 화물들이 도로에 나서면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남항 배후도로망을 마련해 놓지 않아 기존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화물차들은 옛 개항 백주년 기념탑 앞 일대에서 심한 정체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정체가 극심한 이 곳 도로는 남항에서 빠져나간 화물차들이 혼잡을 빚고 있어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시는 오는 2007년께에나 남항주변 도로망을 완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아직까지 서로 책임을 미루며 도로공사 사업주체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등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월요기획] 외항시대 출발부터 '삐걱'
입력 200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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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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