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정불화나 경제문제 등을 이유로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아내의 가출을 비관한 30대 가장이 어린 두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다시 한번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낮 12시께 인천시 부평구 모 아파트 203호 박모(36)씨 집에서 박씨와 박씨의 아들(8), 딸(5)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 조모(33·여)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경찰에서 “박군의 담임선생님이 오늘 학교에 결석한 박군의 집에 가 봐달라고 부탁해 가 보니 문이 잠겨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박씨는 현관 가스배관에 목을 맨 채로 숨져 있었고, 박씨 자녀들은 안방 바닥에 누운 자세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또 박씨가 쓴 유서와 함께 박씨의 아내 이모(32)씨가 최근 집을 나가면서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발견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경찰은 박씨가 '죄송하다. 아이들을 먼저 데리고 간다…. 슬프고 비참하지만 더 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다'라는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아이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숨진 박군의 담임 선생님을 맡았던 인천 모 초등학교 S(40·여) 교사는 “지난 4월 부천에서 전학 온 박군은 활달하고 싹싹한 성격이어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밝은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최근들어 어른들의 문제로 아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빈발해 너무나 안타깝다”며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사건 소식을 접한 유족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서로 달려 온 박씨의 유족은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런 일까지 터질 줄은 몰랐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한편 인천에서는 지난달 30대 가장이 부부싸움 끝에 초등학생 딸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는가 하면 30대 주부가 남편과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 생후 5개월된 아들을 방바닥에 집어던져 숨지게 하는 등 자녀 살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 가족살해 '언제까지…'
입력 200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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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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