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처음으로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를 개최했던 인천시가 올 해 두번째 대회 준비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시의회에서 관련 예산 전액이 삭감돼 대회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인천시의회 문교사회위원회는 제123회 임시회 상임위에서 인천시 등이 제출한 '제2회 인천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예산 중 시 지원액 2억원 전액을 사업타당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삭감했다고 20일 밝혔다.

안병배 시의회 문교사회위원장은 이날 “시가 올린 한국기원 인천바둑협회의 행사계획과 예산내역 등을 검토한 결과 기업체로부터 후원을 받겠다는 부분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시에서 별도의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아 시지원 예산 전액을 삭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원 인천바둑협회는 오는 10월23일부터 30일까지 세계 65개국이 참가하는 제2회 대회를 열겠다면서 시비 2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이 기간에 시가 1억5천만원의 기업체 후원을 요구하는 '한·중 가요제'가 펼쳐져 지역 기업체의 부담이 클 게 분명하고, 지난 해 대회에서 불거졌던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없어 행사를 치르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지원 예산이 다시 세워지지 않을 경우 인천세계아마바둑대회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

지난 해 시장과 시의회 의장의 공동 대회장 형식으로 치러진 대회에서도 준비소홀 등 갖가지 문제점이 나타났었다. 특히 숙박비 등 몇천만원의 비용은 아직도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가 끝난 뒤 시 관계자는 “사전 준비 미흡으로 외국 선수들에게 항공권이 제때 전달됐는지 확인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선수는 항공권을 받지 못해 비행 스케줄을 조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는 제2회 대회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안정적이고 상설적인 조직위원회 운영과 종합적인 마스터 플랜 수립과 각국 바둑협회와의 지속적인 교류, 인터넷을 통한 영향력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