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인천시 중구 도원동 인천제2장로교회 교육관 1층 삼일특수교육센터 치료실에서 이건영 담임목사가 뇌성마비 어린이의 치료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임순석·seok@kyeongin.com
“꺼우 꺼 까, 아~빠….”

9일 오전 11시30분 인천시 중구 도원동 인천제2장로교회(담임목사·이건영·52) 교육관 1층에 있는 교회 부설 삼일특수교육센터 언어치료실.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를 겪고 있는 종훈(가명·8)이가 수십차례 말하기 연습을 반복하던 끝에 어렵사리 '아빠'란 단어를 내뱉는데 성공했다.

순간, 언어치료 여선생님과 치료광경을 지켜보던 이건영 목사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바닥에 누워있는 종훈이의 얼굴을 부비면서 기쁨과 고마움의 박수를 보냈다.

선생님과 목사님의 활짝 핀 얼굴을 알아봤는지 종훈이도 소리치며 연방 손을 흔들어 댔다.

55년의 역사를 지닌 이 교회는 인천시내 장로교회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난 2001년 4월15일 장애우를 위한 특수교육센터를 열었다.

국가의 도움없이도 교회 스스로가 지역사회에 도움되는 봉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이 목사의 신념이 투영된 결실이다.

“교회 헌금이 단지 교회만을 위해 쓰여져선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참여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장애자녀를 둔 가난한 주민들에게 특수(장애)교육을 펼치자는 이 목사의 취지에 처음엔 많은 교인이 손사래를 쳤다. 교회헌금에서 매년 2억5천만원 이상을 쏟아 부어야만 운영이 가능한 특수교육센터 개설에 부정적 여론이 많았기 때문.

그러나 지역주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삼일특수교육센터가 큰 호응을 얻고 장애아들의 재활·치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지금은 교인들이 센터 운영에 더욱 적극적이다.

이 곳에서 치료교육과 재활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아는 모두 40여명.

특수교육 전공 학사·석사로 구성된 초빙교사 10여명은 매일 이들과 1대1 수업을 한다.

자폐, 뇌성마비, 발육부진, 전신마비 등으로 특수교육을 받고 싶어도 엄청난 비용 탓에 기회를 얻지 못하던 가정의 자녀들이 대부분이다.

놀이치료, 음악치료, 발마사지치료, 미술치료, 언어치료 등 이들에 대한 치료와 교육방법도 다양하다.

이 교회는 또 전체 4천500여명의 신도 중 극소수인 7명의 시각장애우 신도들이 편안하게 예배를 볼 수 있도록 올초부터 매주 점자주보도 발행하고 있다.

끼니를 거르는 결식주민을 대상으로 수봉산공원에서 무료 점심급식을 하고 무의탁어르신들에게는 반찬배달도 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