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시 가좌동 A 가구전시장.
1천여평 규모의 전시장 내부를 형형색색의 전구가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천장 슬레트 지붕 위에는 이들 전구를 연결하는 전선 수백개가 정돈되지 않은 채 한데 엉켜 있다.
전시장 관계자는 “처음 입주 당시보다 전구수를 늘리기는 했지만 전기로 인한 화재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인근의 C가구전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가구전시장 역시 수백개의 전구가 전시장 내부를 비추고 전선은 거미줄처럼 엉켜 있었다.
특히 200여점의 가구가 전시된 이 전시장에는 고작 소화기 한대를 제외하고는 소방시설이 하나도 없었다.
전시장 밖에는 LPG 가스통과 인화성 물질인 신나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 자칫 불이 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들 가구전시장의 문제점은 처음 준공 때와는 달리 전구와 전기시설을 마구 늘린다는 데 있다.
또 스프링쿨러와 자동 물분무시설 등 소화설비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질 위험도 안고 있다.
특히 3천평 이상의 매장은 소방서가 아닌 일반 소방점검 업체의 형식적인 점검만 이뤄져 소방당국의 지도·단속이 절실한 실정이다.
18일 새벽 2시6분께 인천시 서구 가좌동 D가구 전시장에 불이나 2층짜리 건물 중 2층 1천400여평을 태우고 1시간 30여분만에 꺼졌다.
불은 가구전시장에 진열된 가구와 집기류 등을 태워 3억5천만원(소방서 추정)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에 타 앙상하게 철골만 남은 전시장 내부에는 수백개의 전구와 검게 타버린 전선줄이 실타래처럼 뒤엉켜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서는 한발자국당 한개씩의 전구와 천장 위에는 적어도 200개도 넘는 전선줄이 발견됐다”며 “현재 화재원인을 누전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