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문화원(남동구 구월동 1453의 2)이 지난 20일 출범했다. 인천시청과 경찰청 등 주요 관공서가 밀집한 인천의 중심지 남동지역에 문화원을 창립하는데 정성을 쏟아 온 이정박(62) 초대원장을 만나 문화원 운영에 대한 포부를 들었다.

-문화원 설립은 어떻게 이뤄졌나.
 
“중구 송월동에서 태어난 인천 토박이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늘 향토사에 대한 관심도 갖고 있었죠. 남동문화원장을 맡기 전엔 중구문화원에서 활동하면서 남동예술회 회장직도 맡아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 왔습니다.
 
남동구는 논현포대(논현동 415의 56), 김재로묘(운연동 산 64의 13), 조정만묘(도림동 산 46의 3), 장수동 은행나무(장수동 63의 2), 이여발묘(운연동 343의 1), 장도포대지(논현동 111의 13) 등 각종 시 지정문화재가 터를 잡아온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서도 볼 수 있듯이 관심 부족으로 홀대를 받았던 지역 향토사도 재조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고 올바른 지역 문화여건을 조성하자는 뜻에서 지역 문화인들과 지난해 11월부터 문화원 설립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문화원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남동지역은 남동공단에 입주한 공장과 각종 환경 유해시설 등으로 주변 환경이 삭막한 편입니다. 물론 종합문화예술회관 주변엔 문화예술인들이 많은 작품활동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문화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끼고 있지요. 문화원은 이러한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는 한편 지역 정체성을 세우는데 밑거름이 되는 선도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선 지역 향토사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문화재 발굴과 관리에 정성을 쏟을 생각입니다. 물론 향토사 발굴을 위한 세미나와 연구지 발간, 학술조사 사업 등도 병행해야죠.”
 
-인천에서 운영중인 부평·연수·중구·서구문화원 등과 어떤 차별화를 둘 방침인지.
 
“남동구에는 유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논현포대를 비롯해 6종의 시 지정 문화재가 있으며, 가천박물관(구월동 1201)에는 국보 276호 초조본유가사지론(권제53) 등 14종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소장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문화재를 알리는 일에는 소홀했던 게 사실입니다.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 문화적 자긍심을 갖게 만들 생각입니다.”
 
-문화원 운영에 가장 시급한 점은.
 
“문화원은 남동구 지원(5천만원)과 문화원 이사 17명이 3천만원을 모아 총 8천만원으로 설립됐습니다. 무엇보다 운영자금 확보가 제일 어렵습니다. 문화원을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갖춰 운영하기 위해 이사진을 30명으로 확충하고, 지역 문화예술 향토사에 식견이 높은 자문위원과 고문단을 구성할 생각입니다.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설립된 남동문화원에 애정어린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