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떤 새로운 사실이 또 터져 나올까'.

'굴비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서서히 밝혀지면서 인천시민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안상수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안 시장은 당초 “중국 출장에서 돌아와 보니 여동생집에 2억원이 든 굴비상자가 있어 곧바로 시 클린센터에 신고했다”고 밝혀 '청렴시장'으로 부각됐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자 측근들은 연일 해명에 바쁘다. 안 시장이 업체 사장한테 전화를 걸어 만났다는 사실이 또 밝혀지자(9월25일)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해졌다.

시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지역발전기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을 운운하며 직접 만나자고 한 부분에 대한 시각도 각양각색이다.

그동안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기업체 관계자들에게 늘 해 왔던 주문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돈을 받을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 시장 여동생에게 '굴비상자'가 전달된 정황과 배경 등에 대한 의혹은 안 시장이 투명하게 이 사건의 전말을 밝히지 않으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안 시장은 클린센터에 돈을 신고한 이후 “보성건설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가 나중에서야 “7월에 보성건설 사장을 한 두번 본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또 돈을 안 시장 여동생 집에 전달했다고 업체 사장이 진술한 8월24일. 안 시장과 업체 사장이 이날 만났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자(본보 9월24일자 1면 보도) 안 시장측은 더 이상 버티질 못하고 시인했다.

모 중앙일간지에서 '안 시장이 여동생 집주소를 메모해 줬다'는 인터뷰 기사가 나가자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이미 안 시장과 업체 사장이 만난 카페의 여종업원의 진술(메모지를 갖다줬다)을 확보했다며 안 시장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안 시장과 이모 사장의 관계, 만남의 성격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안 시장이 왜 이 사장을 만났고, 어떤 얘기가 오갔기에 2억원의 뭉칫돈이 건네졌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안 시장측 관계자는 “인천 경제를 위한 기업유치 차원에서 통상적인 만남이었다”며 “인천을 위해 기업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들이 사회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안 시장측은 사건이 당초 의도했던 방향과 달리 파문이 확산되자 한나라당의 '엄호(掩護)'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24일 중앙당에서 '야당 단체장탄압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인천지방경찰청장 등을 만나 엄정한 수사를 요구해 정치권 논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오는 10월11일 예정된 인천시청 국정감사에도 안 시장 수사 문제가 가장 큰 논란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이 사장에 대한 구속기간이 30일로 만료됨에 따라 이씨에 대한 사건일체를 검찰에 송치한다. 검찰은 사건이 송치되면 이번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수사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사건이 송치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검찰은 보성건설에서 압수한 경리장부 등 관련서류 일체를 경찰로부터 넘겨 받아 정밀분석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