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굴포천과 청천천 일대 하천 부지에서 불법 농작물 경작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8일 부평구에 따르면 갈산동에서 삼산동으로 이어지는 3.4㎞ 가량의 굴포천과 300ｍ 구간의 청천천 둔치 곳곳이 경작지로 변해, 무·배추·상추·호박·고추 등 10여종의 채소류가 재배되고 있다.
　
이곳은 현행 하천법상 구의 허가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지역인데도 인근 주민들이 지자체의 관리 소홀을 틈타 마음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하천부지를 무단으로 점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굴포천은 부평·주안공단에서 나오는 공장폐수와 인근 주거지역의 생활 오폐수가 섞여 흐르는 지방 2급 하천이어서 이곳에서 재배한 채소의 인체 유해성 여부 등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 작물은 파종에서 수확까지 기간이 짧아 주민들이 소비하지 못한 물량은 인근 재래시장 등지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또 수년째 무단 경작행위가 방치되면서 부지 사용권을 멋대로 사고 파는 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관할 부평구는 수년째 무단 경작행위를 방치해오다 최근 문제가 확산되자 뒤늦게 무단 경작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실태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불법 경작이 워낙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데다 주민들의 반발로 조사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 관계자는 “자체 조사결과 이들 하천 둔치에 크고 작은 밭이 1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단속 인원이 부족한데다 지역이 넓어 평상시 단속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구는 이에 따라 오는 15일까지 현재까지 파악된 일부 경작자와 주민들에게 자진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한편 불이행시 강제집행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