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대규모 해안 매립지는 이미 매립이 완료된 남동공단(1천577㏊)을 비롯 영종 인천국제공항(5천677㏊), 청라매립지(1천649㏊) 등을 들 수 있다. 송도신도시(1천783㏊), 송도 LNG인수기지(100㏊) 등은 현재 진행형으로 매립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지난 2000년 발표한 '인천시 해안매립지 녹지조성기법 개발 연구보고서'에서 “녹지의 식재 기반인 토양조건에 따라 식물생육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토양 개량은 성공적인 녹지조성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매립 후 사람이 활동하는 삶의 공간으로 활용하는데 필수적인 녹지공간 조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효과적인 토양환경을 마련하는데 대해선 국가정책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사실상 '무풍지대'인 실정이다. 공유수면매립사업시 환경영향평가 업무를 맡는 환경부 자연정책과 관계자는 “매립사업의 적정성 여부와 친환경적 매립을 위한 보완대책을 사업기관에 요구하는 정도일 뿐 사후 안정적인 토양 관리를 위한 구체적 공법까지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도 “예산과 시간에 쫓기다 보니 매립 후 좋은 토양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매립설계에 반영시키기가 어려웠던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매립 전에 미리 토양환경 조성방안이 세워지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매립완료 뒤 녹지를 조성하면서 해당 부지의 토양 질을 조사·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는데 소홀한 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송도 신도시의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7월 송도2·4공구에 741억원을 들여 5개 근린공원, 6개 어린이공원, 2개 미관광장, 보행자 전용도로, 가로수, 완충녹지 등을 꾸미는 송도1시가지 공원·녹지조성공사에 착수했다. 매립부지에 염분차단시설인 쇄석을 깔고 유공관을 매설하는 한편 식물 생장을 촉진하기 위해 상층부에 최고 2.5m 높이의 산흙을 성토하겠다는 복안이다.

가로수를 심을 땅에는 1.5m 깊이로 양질의 토사를 깔아주는 '치환'도 병행할 계획이다.

송도1시가지 공원·녹지 조성에 드는 산흙만 110만㎥로 천문학적 분량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토량은 약 30%에 불과하다. 제 아무리 양질의 산흙을 전량 확보한다 해도 문제점은 여전히 남는다.

산흙 반입 과정에서 다시 대형 중장비에 의해 흙이 다져지기 십상이어서 식물 생장에 필요한 표토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입지토양연구실 변재경 박사는 “해안매립지는 물리적·화학적 성질, 염분을 함유한 모세관 상승 등으로 인해 식물 생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아 추후 막대한 인력과 예산 손실을 가져온다”면서 “때문에 면밀한 토양 질 관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