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허무니 모두 한가족 처럼 느껴져요.”
인천시 남동구 만수3동 111의 38 만수3동 성당(주임신부·민영환)은 최근 성당을 둘러싸고 있던 벽돌담 30여m와 철망 펜스 70여m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나무와 꽃을 심었다.
담장이 있던 자리에 예쁜 화단을 만들자 처음엔 서먹해 하던 신도들과 동네 주민들도 이제 편안하게 성당 마당을 오가며 한 울타리 생활을 하고 있다.
만수동 일대 대표적인 달동네로 주차 공간과 녹지공간이 부족했던 이 일대에 주민들이 마음 껏 이용할 수 있는 작은 공원이 생긴 셈이다. 담장 허물기는 민영환 신부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그는 “담을 없애니까 닫혔던 이웃간의 마음도 열리고, 신자와 동네 사람들이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고 전했다.
1천여만원의 공사비가 들었지만 시가 7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공사를 마쳤다. 10일 오전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성당을 찾은 이영구(64·여)씨는 “답답했던 담이 없어지면서 성당의 시야도 확 트이고 동네 주민과도 더욱 친숙해졌다”며 “날씨가 좋을때면 성당 정원에 모여 이웃 간에 정담을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한 담장허물기 운동에 민간참여가 늘어나면서 높은 담으로 막혔던 도시 공간이 아름다운 정원이나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공원과 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종교시설을 비롯해 아파트 등 다중성건물 3곳, 개인주택 4곳 등 7곳이 담장 허물기에 참여해 345.3m의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886㎡의 정원을 조성했다.
올들어 상반기에도 다중성건물과 주택 8곳이 시의 도움을 받아 담장을 헐어냈다. 올해 말까지 민간시설 24곳이 담장 허물기에 나서 656m의 담장을 허물기로 했다.
담장 허물기 운동에 민간참여가 늘면서 시는 올해 1억여원에 그쳤던 예산을 내년에는 10억여원으로 올려 담장 허물기에 적극 나서는 민간시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민간시설의 신청을 받아 철거될 담장길이와 조경 면적 등을 고려해 500만원에서 최대 2천만원까지 공사비를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담장허물기 운동이 시작될 때 만해도 공공기관은 물론 시민들의 인식부족과 경비부담 등으로 참여가 낮았으나 종교시설과 주택 곳곳에서 담장을 허물고 쉼터를 조성하자 점차 시민들의 참여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 기업체, 대학 등 규모가 큰 민간시설의 참여가 부족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담장 허물기, 이웃간 벽도 허문다
입력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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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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