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토양이 최고 4배가량 TPH(석유계총탄화수소)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난 인천시 남구 용현5동 SK(주)물류센터내 유류 저장시설 부지. /임순석·sseok@kyeongin.com
인천시 남구 용현5동 SK(주) 물류센터내 유류 저장시설 주변 토양이 최고 4배 가량 TPH(석유계 총탄화수소)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TPH는 토양오염시 등유와 경유, 제트유, 벙커C유로 인한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남구와 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7일부터 26일까지 물류센터 부지내 토양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12개 채취지점 가운데 4개 지점에서 TPH가 우려기준(2천㎎㎏)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조사대상 중 1지점과 10지점에서는 TPH가 각각 9천828㎎㎏, 9천230㎎㎏으로 조사돼 우려기준을 무려 4배나 초과했다. 8지점과 9지점에서도 우려기준을 넘긴 2천805㎎㎏, 2천137㎎㎏으로 각각 조사됐다. BTEX도 채취지점 중 1곳에서 대책기준(200㎎㎏)을 초과한 212㎎㎏으로 나타났다.

BTEX는 기름 오염도 등을 조사할 때 분석항목에 포함되는 유기화학물질인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에틸벤젠(Etylbenzene), 크실렌(Xylene) 등을 말한다. 이 용제는 피부에 묻으면 지방질을 통과해 체내에 흡수된 뒤 뇌와 신경에 해를 끼치는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남구는 이같이 SK 물류센터내 유류저장시설의 토양오염이 심각하자 15일 시 보건환경연구원 조사결과를 토대로 SK측에 토양을 복원하라는 시정 명령을 통보했다. 또 시정기간인 1년내 토양을 복원하지 않을 경우 고발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1년 기간내 SK가 정밀조사계획서를 제출하고 조사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고발대상에 포함된다”며 “하지만 SK측이 부득이한 사정을 내세워 시정기간을 연장할 경우 3년 정도 토양복원에 대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SK 관계자는 “유류 저장시설을 청소하다 일부 유류가 토양으로 흘러 들어가 토양이 오염된 것 같다”며 “환경부와 '토양오염 조사 및 복원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은 만큼 해당 조사지점을 중심으로 자체 조사 후 복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996년 용현5동 10만7천평 부지에 토양오염 유발시설로 설치·신고된 SK물류센터에는 현재 경유 7개, 등유 2개, 항공유 5개, 솔벤트 1개 등 50만ℓ 이상과 미만의 기름탱크 15개가 14만8천324ℓ의 유류를 저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