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평 규모의 새 보금 자리는 주위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지난 2001년 2월 활동을 시작한 이주 노동자센터는 그동안 보증금 1천만원에 매달 월세 68만원을 내는 구월동 사무실을 사용했다.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행사가 있을 때마다 민주노동당 남동지부 사무실을 빌려야 했고, 주말이면 센터에 놀러온 이주 노동자들이 앉을 자리도 없어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최현모(37) 사무국장은 “월세를 제때 주지 못한 적이 다반사였다”며 “운영비가 모자라 1년간은 월급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이제는 월세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건물 소유주인 아름다운건설(주) 정복균(45)사장이 무기한 무상으로 임대해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
정 사장이 이주노동자에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 강제 추방 대상자가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우즈베키스탄인의 기사를 접하면서 부터.
그는 이 이주노동자가 입국 당시 소개비를 내기 위해 빌린 600만원을 대신 갚아주는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
3천만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갖추고 있는 치과 무료 진료실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건치 인천지부)'가 후원했다. 겨울철 난방문제를 고민하던 찰나에 '롯데 복지재단'에서 선뜻 보일러 설치비용을 줬다. 이삿짐을 꾸리고 옮기는 일은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맡았다. '아름다운 가게'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정보화 교육에 필요한 컴퓨터와 도서관에 소장할 책 구입비용을 지원해 줄 예정이다.
센터는 “공간이 예전에 비해 훨씬 넓어진 만큼 할 일이 많아졌다”며 행복한 고민 중이다.
센터내에는 1만권의 책을 소장할 수 있는 전용 도서관, 국가별 공동체 방(인도네시아·베트남·방글라데시·러시아권), 정보화 교육실 등도 있다. 이주노동자센터는 21일 오후 1시30분 사무실 이전식을 겸해 센터 사랑방에서 '국제결혼 가족 모임' 창립총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