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중구 용유·무의지역의 관광개발사업이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시와 경제자유구역청이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곳의 숙박시설의 불법사항에 대해선 영업정지와 폐쇄명령을 내린 반면, 영화와 드라마 촬영용 무허가 건축물에 대해선 양성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 문이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관광지를 조성해놓고 정작 이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은 문을 닫는 일관성없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행법 상 종합관광위락단지로 조성되는 용유도 일대에는 여관(모텔)을 운영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다만, 50인실 이상 규모의 호텔이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과 주류·음료판매시설, 비즈니스시설 등 일정 규모의 편의시설을 갖출 경우 건축허가를 내주고 있다. 펜션민박의 경우 방이 7개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용유도 일대 호텔들이 식당 등 편의시설은 운영하지 않은 채 일반 여관(모텔)영업을 하고 있고, 새로 건축한 펜션들이 기업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서둘러 이들에 대해 영업정지와 폐쇄명령을 내렸다. 여론의 뭇매를 피하고 보자는 식이다.
반면 경제자유구역청은 시민들의 비난이 거셌던 실미도 영화촬영지와 하나개 드라마촬영지의 무허가건축물 주변을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5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법의 잣대로 무허가 건축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천시 중구청이 실미도 영화세트장에 대해 철거했다가 '관광마인드 부족, 시민정서 외면' 등 시민들로부터 호된 비평이 있고 난 이후다.
무의도 주민들은 “무의도의 경우 일몰 이후에는 배편이 끊어져 관광객들이 숙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설이 낙후된 농가형 민박만 이용하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는다.
이 지역의 열악한 숙박편의시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는 개선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의회 노경수 의원은 “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상황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려는 잘못된 인식과 담당 공무원들의 관광마인드 부족 등으로 집단민원이 발생하고 시민사회의 갈등을 조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왕좌왕 정택에 관광객만 골탕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이 용유·무의도 지역의 관광진흥 정책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관광진흥사업을 위한 충분한 검토나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즉흥적인 일회성 사업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광정책의 부재 중 가장 큰 요인으로는 경제자유구역청이 용유·무의지역에 대한 관광정책을 대부분 시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게다가 관광사업을 단편적으로 추진하다보니 실무 부서 사이에서도 서로 어떤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는 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용유·무의지역 관광정책과 관련, 시 관광진흥 관계자는 “용유·무의지역의 관광개발사업은 경제자유구역청 영종개발과에서 맡고 있으니 그 부서가 정확한 업무를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제자유구역청 영종개발과 관계자는 “관광개발사업이 무슨 소리인지 알지 못하겠다”며 “경제자유구역 내의 관광개발정책의 총괄은 기획정보과에서 맡고 있으니 그 곳이 더 잘알 것”이라고 넘겼고, 기획정보과 관계자는 “전반적인 사업에 관한 예산문제는 대충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실무적인 업무는 용유사무소측에 알아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경제자유구역청 용유사무소만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용유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시가 계획하고 경제자유구역청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처 내에서도 업무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하나개와 실미도를 관광자원화 한다며 주변정비를 하라는 지시는 받았지만 무허가건축물과 관련해 생계형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도 없고 법규정에 맞지 않은 것을 묵인할 수도 없는 상태여서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용유·무의도지역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관광지원 사업만 봐도 경제자유구역청 관광정책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시는 용유·무의도 일대를 대규모 위락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만 세웠지 구체적인 세부계획은 마련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최근 무의도가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소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자 일단 볼거리부터 만들고 보자는 생각에서 추진한 사업이 무허가건축물로 지어진 촬영지 주변정비 사업이다.
그러나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장소로 인기를 얻은 하나개와 실미도의 경우 네티즌들과 시민들의 비난을 우려, 무허가건축물을 양성화하고 주변 정비계획까지 세운 반면, 그동안 주민숙원사업이었던 숙박시설 해소문제는 오히려 엄격한 법규정을 적용해 영업정지와 폐쇄명령까지 내리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부터 논란을
[월요기획] 용유·무의 관광정책 '우왕좌왕'
입력 200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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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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