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얼댄다는 이유로, 육아비가 없다는 이유로 돌도 지나지 않은 각자의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하거나 내다버린 20대 동거남녀가 붙잡혔다. 또 어머니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30대 아들이 지목돼 경찰의 추적을 받는 등 반인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4일 생후 7개월된 아들을 때리고 방치해 숨지게 하고 생후 11개월된 아들을 내다버린 혐의(살인 및 유기)로 한모(25)씨와 동거녀 이모(2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8일 중구 모 여관에서 한씨와 전처 소생인 생후 7개월된 아들을 수차례 때려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키는데도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은 앞서 같은 달 3일 이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생후 11개월된 아들을 인천시 남구 학익동 이씨의 옛 시댁 앞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한씨 아들이 새벽에 울고 칭얼댄다는 이유로 번갈아가며 아이를 수차례 때린 뒤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는데도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했다.

더욱이 아이가 숨지자 사체를 포대기에 싸 방안 구석에 4일간 방치하다 여관방에 들른 한씨 친구의 권유로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한씨는 “지난해 7월 아내가 가출한 뒤 아이를 볼 때마다 화가 났고 돈도 없어 답답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시댁에 맡기려고 했으나 도저히 집안에 들어 갈 용기가 안나 아이를 문 앞에 놓고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한씨 아들의 사인감정을 의뢰했으나 이들의 폭행이 직접사인인지 여부를 밝혀낼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돌도 안된 아이를 함부로 다뤄 숨지게 한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며 이들은 25일 오전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집주인 할머니와 세들어 살던 부녀자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계양경찰서(본보 21일자 23면 보도)는 숨진 세입자 유모(57·여)씨의 아들 진모(33)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유씨와 함께 살아 온 아들 진씨가 6일째 잠적 상태인데다 국과수 부검결과 외부인 침입흔적이 없는 점을 중시하고 진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김선기(58) 한국효도운동연합회 부회장은 “최근 잇따르는 반인륜적 사건들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과 사회질서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가정과 지역사회에서부터 철저한 인본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