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 공급하는 도시가스의 계량기 교체 주기와 과다징수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 권리를 찾으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지역에 도시가스를 독과점으로 공급하는 (주)삼천리와 인천도시가스 등 2개 업체의 계량기 교체비용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가스 계량기에 대한 법 규정이 애매한 데다 이를 점검하는 곳마저 전국에 한 곳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체마다 계량기 교체주기가 다르고 계량기의 정확한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나 공급 업체 모두 불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가스 계량기에 대한 행정적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아 생겨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천지역 목욕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가스 계량기 교체비용은 지난해 10월 목욕업중앙회인천지회에 민원이 수차례 제기되면서 본격화됐다.

목욕업계는 삼천리측에 타사와 계량기 교체비용이 차이가 난다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10일 시의회에서 이 같은 문제가 공론화하자 삼천리측이 뒤늦게 계량기 교체주기를 5년에서 10년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삼천리의 경우 인천지역 가스 공급의 50%가량을 담당하고 있지만 공급물량에서 보면 인천도시가스의 2배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공급 대상처도 대부분 업소와 공장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삼천리측은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계량기 교체주기를 규정에 따라 5년으로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계량기의 점검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사용연한이 길어질수록 계량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삼천리측의 설명이다. 오히려 대규모 공장의 경우 정확한 계량을 위해 계량기를 자주 교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천리의 이 같은 주장은 일반 업소 소비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동종 업체인 인천도시가스측이 지난 2001년부터 계량기 교체주기를 5년에서 10년으로 바꾸면서도 더 낮은 비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안정적인 가스공급을 우려한다면 인천도시가스측이 계량기 교체주기를 5년에서 10년으로 늘릴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아무리 따져봐도 삼천리가 인천도시가스에 비해 더 많은 교체비용을 징수해 온 것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동안 계량기 교체비용이 논란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공과금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없었는 데다 타사와의 비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이 그동안 요금고지서에 대해 무관심했던 탓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가스 계량기에 대한 문제를 분석해 비합리적 요소는 정부에 시정요구를 촉구하고 계량기 교체주기에 대해서도 기준을 마련해 산자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삼천리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스 공급에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거나 가격과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면 즉시 시정해 나가겠다”며 “계량기 교체 주기도 10년으로 바꾸어 바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