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감하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여생을 가족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는 폭력조직 '범서방파' 두목 출신 김태촌(57)씨의 석방이 불투명해졌다. 인천지법 형사합의3부(부장판사·성지호)는 25일 김씨가 낸 보호감호처분 재심청구사건 선고공판에서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감호청구인 김씨는 지난 72년 이후 8차례에 걸쳐 동종,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모두 21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수감생활 중에도 공문서 위조를 교사하고 폭력계와 연결해 자신의 건재함을 외부에 알리게 하는 등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재범의 위험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보호감호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75년 전남 광주 폭력 조직인 서방파에서 출발, 호남파 행동대장으로 서울과 광주의 유명폭력조직을 잇따라 와해시키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했다.

특히 그는 77년 서울로 '무대'를 옮긴 뒤 조선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이른바 '하극상 사건'을 일으켜 군소 폭력조직들을 제압하는 등 사실상 전국 조직폭력계를 평정하며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와 함께 폭력계의 거물로 떠올랐다. 복역 중인 김씨는 폐암진단을 받고 잠시 출감했지만 92년 '범서방파'를 결성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1심과 2심에서 사형이 구형됐고 1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기도 했으나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의 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지난해 16년 6월의 형(刑) 만기를 맞았지만 86년 내려진 보호감호처분이 출소를 가로막자 지난해 5월 위헌판결이 난 옛 사회보호법을 근거로 한 '보호감호 7년'은 억울하다며 인천지법에 '보호감호 취소' 재심청구를 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 김씨의 가족들은 보호감호 재심청구가 기각되자 오열하며 판결에 불복, 항소의사를 밝혀 김씨의 보호감호 처분에 대한 상급심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