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주5일제 근무 시범기관으로 선정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놀고 있다.

주5일제 시행 이전에는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에도 헌혈차가 종교단체 등을 상대로 단체헌혈 수혈활동에 나섰지만 지금은 요청이 있어도 나가지 않는다.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인력이 모자라고 휴일 근무시 직원들에게 특별수당을 줘야 하는데 예산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휴일에 근무를 하는 직원은 보상책으로 평일 하루를 쉬게 돼 오히려 혈액 수급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며 “주말과 휴일에 헌혈할 사람은 헌혈의 집을 이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에 있는 헌혈의 집은 동인천, 인천대, 주안역, 부평역, 인하대(헌혈차량), 인천혈액원 내 등 모두 6곳.

이 중 토요일과 일요일 문을 여는 헌혈의 집은 주안역과 부평역 두 곳 뿐이다.

교회 신도들처럼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헌혈의 집까지 찾아가 헌혈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인천 B교회 관계자는 “헌혈차가 교회를 방문한다면 모를까, 어떻게 그 많은 이들을 헌혈의 집으로 찾아가도록 유도할 수 있겠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인천지역 헌혈자는 11만6천116명으로 목표치 14만명의 82%에 불과했다. 그마저 2003년의 12만6천122명에 비해 약 7.9%가 줄어든 수치다.

중·고등학교가 지난달 개학하면서 사정이 좀 나아지긴 했지만 현재 하루 평균 헌혈자는 400명 수준.

헌혈차가 주말과 휴일을 쉬면서 인천지역 혈액수급 목표(14만명)를 채우기 위해서는 하루 500명 정도가 헌혈을 해야 하지만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혈액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원활한 혈액수급이 혈액원 본연의 임무인데 헌혈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가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