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대학가에서 '학부제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대 총학생회는 최근 열린 학생총회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부제 전면 재논의 기구 구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인천대는 지난 1999년부터 학부제를 시행했고, 현재 법학과를 제외한 46개 학과를 12개의 학부로 나눠 운영 중이다.

장재만(24) 부총학생회장은 “학부제 이후 원하는 전공을 위해 1학년때부터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며 “전공 선택의 기회가 적성 등과는 관계없이 학점 순으로만 결정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신문방송학과와 국민윤리학과, 물리학과와 수학과 등 전공간 연계성이 약한 학과들이 한 학부로 묶인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동아리 및 학생활동의 위축, 기초학문 등 비인기학과의 고사위기, 전공선택에 실패한 학생들의 자퇴와 휴학, 전과 속출 등이 학부제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부제에도 장단점이 있다”면서 “전공선택에 학점이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조건들도 함께 고려된다”고 말했다.
 
인하대도 지난달 '3·30 인하인 총궐기대회'에서 학부제 재검토를 안건 중 하나로 상정한 바 있다.
 
현재는 단과대별로 학부제의 문제점 파악 및 대안제시를 위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대학도 지난 1999년부터 학부제를 시작해 사범대를 뺀 5개 단과대학에서 15개의 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한 학생은 “어떤 비인기학과의 경우 지원자가 6명밖에 없었는데, 그 중에서 4명이 휴학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공선택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꼬집었다. 학부제에 대한 재논의 요구는 거세지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인하대 학생자치과 박상현(26) 추진위원장은 “인기학과에서 원하는 학생들을 다 받아준다면 비인기학과는 문을 닫아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며 “학부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시행 7년째를 맞는 학부제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학부제란?

학부제란 원래 공통된 학문의 영역 속에서 학과나 전공을 두어 기초에서 세분화된 전공에 이르기 까지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는 교육체계를 말한다. 다시 말해 학부제는 학과제의 대립된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학과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적용하는 학부제는 학부제가 아니다. '과통합', '계열화' 또는 '학군제'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