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치 않은 조선초기의 묘지석 5매 등 유물 1천300여 점이 인천시립박물관에 기탁된다.
인천시립박물관은 14일 조선초기 문신으로 인종(仁宗)의 장인인 청천부원군(淸川府院君) 한백륜(1427~1474) 묘지석 5매와 파평 윤씨 종중에서 보관하던 문집과 서찰 등 유물 1천300여 점을 기탁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탁식은 오는 18일 열린다.
인천시 서구 마전동에 있는 한백륜묘는 시지정기념물 제54호로 지정돼 있으며 백자에 음각된 형태의 묘지석 5매는 지난 1981년 묘소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상석 밑에서 출토됐다. 이 묘지석을 보관해 오던 청주 한씨 종손 한병용씨와 종중이 기탁하는 이 묘지석 5매는 각각 가로 38.5㎝, 세로 27.3㎝, 두께 2㎝ 크기다. 이 지석 중 제1석은 출토 당시 우측 일부가 4조각으로 잘린 상태였다고 한다.
청천부원군의 묘지임을 알리는 이 지석은 한백륜의 먼 조상이 고려 태조를 도와 삼한을 통일했다는 등의 집안 내력과 그의 외모, 됨됨이 등을 빠짐없이 적고 있다. 번역문만 A4용지 3장 분량에 달할 정도다. 학계에서는 흔히 알려지지 않은 조선초기의 지석이라는 점에서 당시 사회상은 물론 지역사, 장묘문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파평 윤씨 종가에서도 고문서와 서찰 등 1천여점을 이날 기탁한다. 기탁 유물은 조선 후기 성호학파의 거두로 꼽히는 소남(邵南) 윤동규(尹東奎)선생의 미간행 문집과 서찰 등이다. 특히 소남의 철학과 사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당대 문우들과 교환한 서찰은 성호학파의 실체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남은 또 17세에 인천 도림동에 내려와 은거하며 평생을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써 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들 유물은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해 성장한 실학사상 연구에 매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용구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실장은 “근래에 보기 드물게 다량의 유물이 기탁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한백륜 묘지석과 소남 서찰 등은 학술연구차원에서 의미가 큰 유물이어서 앞으로 이를 인천을 대표하는 기초자료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물 1,300여점 시립박물관 둥지
입력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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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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