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칠 학생이 줄면서 위기에 처한 농어촌학교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 사립 삼량중·고등학교(교장·이종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학교는 올 새 학기부터 '삼량 클리닉 교실'을 개설·운영하기 시작했다.
교과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싶어도 마땅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받을 길 없는 농어촌 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교사들이 방과 후 무료 학습지도를 해 주는 방식이다. 통상적인 학교교육만으로는 학생·학부모·지역사회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 어렵다는 고민 끝에 교직원들이 지혜를 짜낸 결과물이다.
삼량 클리닉 교실에는 교장·교감을 포함, 교사 10명이 자원해 학생들을 상대로 맞춤형 개인지도를 펼치고 있다.
중·고교를 통틀어 전교생 295명의 소규모 학교인 삼량중·고교 학생 중 32.5%(94명)가 클리닉 교실에 참여해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과외교육을 받고 있다.
학습부진학생과 성적우수학생 등 개인별 차이를 고려해 수준별 보충학습과 특기적성교육이 2개 교실에서 매주 한 차례 90분씩 이뤄지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예·체능, 컴퓨터 등 과목도 가지가지다. 클리닉 교실에 참가하는 교사들은 무보수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어서 참가학생들은 비용부담없이 자유롭게 교육받고 있다. 학생들로선 공부습관이 바르게 고쳐지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쑥쑥 길러져 진로와 진학 목표도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과외비 부담없이 학교로부터 자녀의 보충학습을 도움받고 있는 학부모들 역시 클리닉 교실을 크게 반기고 있다. 중2 권기수(14)양은 “수업시간에 미처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부분을 선생님께 부담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얻을 수 있어 공부습관을 기르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영남 교감은 “삼량 클리닉 교실이 침체에 빠진 농어촌학교의 재도약을 돕고 학교교육의 혁신모델이 될 수 있길 고대한다”며 “농어촌학생이 교육소외를 받지 않도록 더욱 꼼꼼한 교육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