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면서 상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시 동구 송림동 배다리 전통의 거리. /김창훈기자·chkim@kyeongin.com
인천시 동구의 명물 '배다리 전통의 거리'가 죽어가고 있다.

25일 오전 11시30분 인천시 동구 송림동과 송현동 배다리 일대의 그릇상가와 목기공예점, 한복상가, 순대골목이 즐비한 시장거리.

요즘 결혼시즌에 맞춰 혼수 경기가 좋아야 하지만 큰 길가에 자리잡은 그릇도매상가는 손님을 찾아볼 수 없다.
 
S그릇 사장은 “시장경기가 워낙 바닥이어서 망한 식당들이 줄을 잇고 그나마 그릇 가게들도 모두 문닫게 생겼다”며 한숨을 쉰다.
 
그는 “적자를 보지만 재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붙들고 있다”며 “당장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다”고 토로한다.
 
현재 이 지역에 남아있는 그릇도매상가는 10여개.
 
몇해 전만 해도 20여개에 달했지만 끝모를 불경기를 견디다 못한 상점들이 최근 1년에 한두개씩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상인들은 전한다.
 
큰길 안쪽 한복집들이 몰려있는 중앙시장과 순대골목들이 늘어서 있는 송현자유시장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속칭 '양키시장'으로 불리며 호황을 누렸던 이곳은 고사직전이다.
 
이 일대 거리 곳곳에는 '권리금 없음'이란 매매 안내문을 문에 붙인 빈 점포들이 눈에 띄지만 거래가 성사되는 점포는 거의 없다는 게 상인들의 귀띔이다.
 
관할 동구청 역시 환경개선사업 외에 전통의 거리를 살릴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구 관계자는 “지난 3월 시장의 환경개선사업을 하기 위해 자부담금 동의서를 받았으나 상인들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시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상인은 “입구에 장승 몇개 세워놓고 아치 조형물만 걸어 놓으면 시장이 활성화되느냐”고 행정기관의 무관심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