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V경인방송의 지배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4일 “경인방송 지배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고 iTV경인방송의 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동양제철화학은 이날 “법적 지분(30%) 초과분인 우선주는 전량 소각하고, 보유중인 지분 주식에 대해서도 감자 등 신규투자자 영입을 위해 지배주주로서 할 수 있는 제반사항에 대해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해 12월 21일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추천 거부에 따른 책임을 느끼며, 경인방송이 회생하더라도 지배주주로서의 지위는 포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인방송 주식은 1천622만2천주이며, 최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은 이 중 42.5%인 689만3천520주를 보유하고 있다.

제2대 주주는 대한제당으로 21%를 갖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이 이날 포기의사를 밝힌 분량은 방송법상 초과분인 12.5%(약 200만주)이다.

그러나 동양제철화학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경인지역 새방송 설립 주비위원회(이하 새방송 주비위)의 활동이 본격화하고, 방송위원회도 경인지역에 새로운 민영방송 설립을 위한 정책수립에 나서는 분위기에 편승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다.

새방송 주비위는 기존의 인식에서 변함이 없는 현 경인방송은 새 민방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송위도 경인방송법인의 경영개선책 등이 부실하다며 재허가 추천을 거부했었기 때문에 새 민방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투자자 영입위해 지위포기…회생에 최대 협력"

iTV경인방송의 최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신규 투자자 영입을 위해 지배주주로서의 역할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자본이 경인방송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 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동양제철화학은 4일 경인방송 지배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고, iTV경인방송의 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동안 진행해 온 제3투자자 영입활동으로 자본 규모는 4~5개 업체에서 500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신규 투자자 확보가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암시했다.
동양제철화학은 “현재의 iTV법인및 비대위가 하고 있는 활동과 동양제철화학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다, iTV경인방송이 새로운 민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나 경인지역 시청자들에게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투자자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동양제철화학 전략기획실 남상식 부장은 “이번 의사표시는 기존 대주주로서 새로운 투자환경을 조성해 준다는 차원에서 내린 조치”라면서 “특히 경인방송이 다시 태어날 경우 동양제철화학이 다시 대주주로 복귀하려 한다는 항간의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뜻이 강하다”고 말했다.

iTV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지배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모든 지위를 포기하고 iTV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기로 천명한 데 대해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양제철화학의 이같은 입장 표명이 방송위원회의 '법적 초과지분을 처분하라'는 명령을 이행하는 수준 이상을 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와 경인방송에 새로운 주주가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경인방송이 다시 전파를 내보낼 수 있는 상황에 이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경인지역 새방송 설립 주비위원회(이하·새방송 주비위) 관계자는 이날 “동양제철화학이 밝힌 내용을 보면 방송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전혀 읽을 수 없다”면서 “주식처분 방침과 인력구성 방안, 외주제작 비율 확대 계획 등을 뜯어보면 납득할 수 없는 내용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6일 오후 2시 서울 방송회관에서 '경인지역 새 방송의 소유구조와 편성전략'이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가질 새방송 주비위는 특히 동양제철화학의 이번 '지배주주 포기선언'에 대해 방송위원회 주최로 다음 주부터 진행될 토론회와 공청회 등에서 궁지에 몰릴 것에 대비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