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구월·관교 상권'의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도입한 '차등차로제'가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중앙공원 옆 주변도로에 도입한 차등차로제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일부 구간에서 차량 소통이 오히려 나빠지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차등차로제 시행 이후 만성 정체구간인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옆 도로의 교통사정이 다소 나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차등차로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평소 다니던 길만 고집하는 운전자들의 몸에 밴 습성과 '홍보 부족', '관리 소홀'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차등차로제' 공사 막바지=중앙공원 옆을 남북으로 지나는 2개 도로(중앙공원길, 문화회관길)에 차등차로제(3:1)가 시행 중이다.
현재 '문화회관길'에 대한 공사는 끝난 상태이며 '중앙공원길' 공사도 막바지 단계다.
인천예술회관 서쪽 왕복 4차선의 문예회관길(교통공원~붉은고개사거리·1.65㎞)은 경인전철 동암역 방면을 1차로, 연수동 방면을 3차로로 각각 변경했다. 예술회관 동쪽 왕복 4차선의 중앙공원길(종합터미널입구~인천YMCA사거리·1.65㎞)은 동암역 방면을 3차로, 연수동 방면을 1차로로 바꿨다.
시는 교통 통행량과 차선 수를 고려해 일부 교통신호 체계를 조절하는 등 이번 주 내에 차등차로제 공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호리병 주둥이' 차로, 교통체증 극심=지난 7일 낮 12시 인천종합문예회관 앞 도로. 시청 앞에서 연수구 방면으로 가기 위한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서 있었다.
송도에 가는 길이라는 임효경(35·여)씨는 “예전에는 차가 밀리지 않아 이 길을 자주 이용했었다. 차선 수가 줄어들었는데 차량이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기자가 직접 이날 낮 12시54분에 중앙도서관삼거리에서 '중앙공원길'을 따라 연수구방면으로 차를 몰고 나갔다. 인천YMCA 건물 앞 사거리를 지나면서 차선이 줄어들자 한 개의 차선 안에 차량이 두줄로 늘어서기 시작했다. 터미널사거리에서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주차장으로 가기 위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직진 차선을 막고 있었다.
터미널입구사거리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오후 1시19분. 불과 1.5㎞가 조금 넘는 거리를 가는 데 정확히 25분 걸렸다. 예전(차등차로제 시행 이전) 같으면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시는 도로변 곳곳에 '차선감소, 우회전' 등 차등차로제 시행을 알리고 교통체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설 표지판과 현수막을 설치했다. 그러나 '홍보 부족' 탓인지 차등차로제 시행을 모르는 운전자가 대부분이었다.
택시기사 최모(41)씨는 “우리들은 자주 이 길을 다니니까 (차등차로제) 알지, 일반 운전자들은 모른다”며 “정체구간을 우회하면 손님들로부터 '왜 길을 돌아가냐'는 항의를 듣곤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맞은편 도로인 연수동에서 동암역 방면으로 가는 길도 정차된 택시와 백화점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으로 인해 일시적인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동암역방면은 '중앙공원길', 연수방면은 '문화회관길'로=차등차로제 도입 취지를 바로 알면 교통체증을 쉽게 피할 수 있다. 이 곳의 차등차로제는 중앙공원이 중앙선의 역할을 하고 '중앙공원길'은 상향선, '문화회관길'은 하향선인 셈이다.
때문에 동암역방면으로 가는 운전자는 '중앙공원길'을, 연수구방면으로 통행하는 차량은 '문화회관길'을 각각 이용하면 된다.
출발한 지점과 목적지에 따라 다소 돌아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나 시간으로 따져보면 별 차이가 없다. 새벽 등 차량 통행이 적은 시간대는 예외다.
시 관계자는 “운전자들이 자신에게 익숙한 길로만 운행하는 습관이 있어 차등차로제의 효율성을 최대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우회하더라도 차선이 많은 길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워낙 차량 통행량이 많은 혼잡지역이어서 차등차로제를 실시해도 (차량) 막힘현상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다”며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홍보·관리 필요=남동구에 살거나 이 길을 자주 다니는 운전자는 빠르고 편하게 가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러나 이 길이 초행이거나 자주 접하지 못하는 운전자들은 교통체증에 짜증이 날 수도 있고, 갑작스런 차선 감소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때문에 차등차로제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지속적인 홍보와 관리가 필요하다.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로 인해 교통 흐름이 막힐 때가 많다”며 “늦은 시간대에는 주·정차된 차량들이 차선을 장악하고 있어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월 관교상권 '차등차로제' 실효성 논란
입력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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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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