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시장의 방문에 맞춰 일부 자치단체가 업무 보고 자료를 만드는 데 수백만원씩이나 사용하고 있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가 컴퓨터를 활용해 별도 예산없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한번 보고 버리는 일회성 자료'에 이처럼 많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전시행정이란 지적이다.

남동구는 23일 시장 방문을 앞두고 100만원을 들여 24쪽짜리 주요 업무보고 80부를 만들었다.

업무보고 자료에는 남동구 연혁과 구 상징물을 비롯해 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의 소개, 지역현안과 건의사항 등이 담겨있다.

25일 시장 방문이 예정돼 있는 서구 역시 업무보고서 제작에 150만원의 예산을 들였다. 지난 19일 안 시장이 방문한 옹진군의 경우에는 무려 300만원을 일회성 보고자료 제작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옹진군은 안 시장이 군청 대신 북도면사무소를 방문하자 군 업무보고서 200부외에 북도면 업무보고서 100부와 북도면 신도에 추진중인 영상단지 조성계획 100부를 추가 제작해 이날 배포했다.

한 관계자는 “시장에게 시비 지원을 요청하는 마당에 이왕이면 보기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업무보고 자료에 공을 좀 들였다”며 “이 정도의 돈을 사용한다고 해서 예산 낭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시장이 방문했던 중구와 강화군의 경우 컴퓨터를 활용, 별도 예산 없이 업무보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보였다.

중구 관계자는 “직원들이 업무보고용 슬라이드 영상을 준비하는데 힘은 들었지만 종이 대신 화면을 통해 업무보고를 하고나니 훨씬 효율적이었다”며 “인쇄물은 컬러프린터로 필요한 부분만 출력했고 제본비용만 조금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각 자치단체마다 연초에 만들어 놓은 업무보고자료에서 변경된 사항이나 건의할 사항만 추가해 재활용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