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민자치센터는 형식적으로는 각 읍·면·동 마다 구성돼 있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을 맡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건비와 운영비 등 필요한 모든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가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정도가 가장 큰 변수가 되겠지만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기초단체장들의 지원 의지가 센터 이용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직장인들을 위해 주민자치센터 개방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하고 별도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운영중인 연수구 동춘2동과 청학동 주민자치센터의 경우 대표적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동춘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4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강귀란(38·여)씨는 “직장인들의 요청에 따라 운영시간을 밤 9시까지 연장하고 검도와 스포츠댄스 등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달초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중국어강좌를 개설한 청학동 주민자치센터 자원봉사자 임향순(46·여)씨는 “홍보가 아직은 미흡한 것 같은데 그래도 모집인원 30명은 거의 다 채웠다”며 “주민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처럼 비교적 주민자치센터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연수구와 서구 그리고 부평구의 경우 각 센터에 지원되는 예산총액은 물론 인건비와 시설비를 제외한 운영비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표 참조〉
 
반면 계양구·남동구·남구·동구 등은 주민자치센터별 지원 예산도 적을 뿐더러 대부분을 인건비와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직장인들을 위해 야간에 문을 열 경우 시에서 필요한 인건비의 50%를 지원하고 있지만 신청금액이 불과 1억7천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뒤 “현재 주부와 어린이 위주의 공간으로 머물고 있는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 시키는데 기초단체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각 지역별 특색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시급하다.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인 남동구 논현고잔동 주민자치센터가 매주 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외국인근로자 쉼터'가 대표적 사례.
 
논현 고잔동 주민자치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운영중인데 매주 평균 40~50명 가량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찾아와 탁구와 노래방시설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일반 학원 등에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무조건 따라하기 보다는 지역특성에 맞고 주민자치센터에서만 할 수 있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주민자치센터는 기초단체장들이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갖고 이용하려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운영시간이나 시설 그리고 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활성화의 관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