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북교류의 선봉에 선다'.

2일 평양에서 가진 인천대표단과 북측의 6개항 합의는 진전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안상수 인천시장 일행과 함께 방북 길에 올랐던 이상만 중앙대 민족통일연구소 소장은 “북한에서 열릴 6·15행사와 남북 장관급 회담 등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방북에서 예상보다 많은 것을 합의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측은 최고 실력자로 꼽히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이 만찬을 마련하는 등 인천대표단과의 협의에 적극성을 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합의사항은 ●북측과 다방면적인 협력교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2014년 아시안게임 인천-평양 공동개최 ●인천에서 9월 열리는 제16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단, 응원단 등 대표단 참가 ●경제, 축구를 비롯한 체육·문화·예술분야 협력사업 적극 추진 ●독도에 대한 일본의 재침략 야망에 대한 공동대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아시안게임 공동개최와 아시아육상경기대회 대표단 참가 등 2가지 사안에 대해서만 구체적 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내실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유치를 위해 양측은 잦은 실무접촉을 가져야 하고, 평양의 스포츠 인프라를 갖추는 데 인천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특히 1990년대 초 골조만 세운 뒤 공사가 중단돼 평양의 흉물로 남아 있는 105층 짜리 유경호텔의 마무리 공사를 인천이 주도적으로 참여키로 한 것은 이번 합의 정점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시는 2012년까지 유경호텔의 개·보수를 완료해 '인천-평양간 방문사업'의 중요 통로로 삼기로 했다는 점등이 눈길을 끈다. 이 밖에 각종 체육시설과 도로건설·보수 등을 위해 필요한 시설, 설비, 기자재 등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필요한 2조원 정도의 비용은 중앙정부와 협의해 공동부담한다는 방침이다. 지금 추세라면 상당부분은 정부가 조성한 통일기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북측은 내년 3월에 인천에서 펼쳐질 예정인 '동북아 3개국 축구대회' 참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관심을 모았던 '강화-개풍 다리 건설'에 대해서도 북측은 개성공단 사업 추진상황을 보면서 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발표한 '인천-개성 연계발전 방안'이란 내용의 용역결과 인천-서울-개성을 황금의 평화삼각축으로 삼아 동북아 물류·금융 허브로 만들어 간다는 전략 실행에 이번 방북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