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넘치는 목소리와 흥정소리를 되찾아 서민경제생활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노력이 인천지역 재래시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부 시장은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 대형 할인점과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천시 남구 주안7동 신기시장.
이 시장엔 최근 진해, 산본, 증평 등 전국 각지 재래시장의 관계자 및 해당지역 공무원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몰라보게 탈바꿈한 시장을 둘러보는 게 1차적인 목표. 그러나 방문객들은 시장 인근에 대형 할인마트가 개장했는데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원인을 분석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할인점 1개는 재래시장 7개와 동일한 수준의 매출을 올려 시장 상인 1천100명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게 일반적인 통계다. 그러나 이 시장은 이 같은 통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항상 활기가 넘치고 있다.
파프리카, 흑임자, 검은콩 등을 적절히 배합해 개발한 3단 두부와 인삼과 각종 약재를 배합한 인삼양념갈비 등 이 시장의 '명품 브랜드'도 시민들의 발길을 끄는 요인이다.
남동구 만수6동 창대시장상점가진흥사업조합이 추진중인 사업들도 눈길을 끈다.
이 곳은 상품가격의 10%를 적립하는 마일리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시장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상인들 모두가 착용하고 간판과 좌판도 규격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유통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홍보 등 각종 판매촉진사업을 비롯, 상인교육을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새롭게 변하려는 재래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인천시가 인천지역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2006년도 재래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신청을 받은 결과, 2개 시장 선정에 13개 재래시장이 신청서를 접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월29일엔 서민의 발걸음을 재래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인천재래시장연합회'(회장·김성철)가 출범, 재래시장 현대화 및 상품권 발행, 인터넷 쇼핑몰 구축, 카드수수료 인하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래시장의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무엇보다 상인들의 자각이다.
창대시장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의 강영수 이사장은 “지붕을 씌우고 시설을 단장하는 등 하드웨어 보다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 측면”이라며 “시민들이 재래시장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선진 시장으로 거듭나려는 분위기가 각 재래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 재래시장에서는 활기찬 흥정소리 보다는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인천재래시장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인천의 재래시장 54곳 가운데 유명무실해진 시장이 16곳에 달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정부가 최근 재래시장을 '경쟁력 확보 시장' '상권회복 가능 시장' '기능상실·쇠퇴시장'으로 나눠 구조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대부분의 재래시장 상인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경인일보는 이처럼 변화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재래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재래시장의 실태를 점검, 상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재래시장 탐방 시리즈를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