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택시업계] 1. 업계는 스카우트 전쟁중
인천지역 대리운전 업체 난립과 버스 무료 환승제 등으로 택시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 시대의 마지막 탈출구로 인식됐던 택시기사직도 월 평균 100만원 벌이가 쉽지 않다 보니 택시 업계에선 '기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문제는 택시 기사난은 곧 불·탈법영업과 경영난으로 연결된다는 점. 경인일보는 앞으로 4회에 걸쳐 인력난으로 촉발된 인천 지역 택시업계의 현주소를 긴급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13일 오후 4시50분께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 택시운송사업조합 사무실 현관. 택시업체에서 나온 7~8명이 이날 치러진 택시운전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교통안전교육을 마치고 나오는 예비 기사들에게 일일이 축하인사와 함께 회사 약도와 취업구비서류가 적힌 명함을 건네고 있었다.
명함을 돌리던 H사 총무과장 김모씨는 자신의 처지를 '삐끼'(술집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에 빗댔다. “길거리에 서서 맥주 3병 더 줄테니 우리 술집으로 오라는 삐끼나 여기 이렇게 몇시간씩 기다리면서 더 나은 근무조건을 제시하면서 택시기사를 모집하는 나나 다를 게 어디있느냐”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시험에 응시하러 온 예비기사들에게 구애(?)를 펴기 위해 일찌감치 이곳에 나와있던 S사 상무 이모씨도 합격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내기 위해 3시간 이상을 시험장 근처에서 서성거렸다. 매주 월요일 오후면 택시자격 시험장 근처에서는 평균 20여개 업체 인사 담당자들이 한명의 기사라도 채용하기 위해 '삐끼'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 상무는 “합격자 가운데 실제로 취업하는 비율은 10명 가운데 절반에 불과하고 그나마 낮은 임금 때문에 1주일 안에 그만두는 취업자가 절반이다. 결국 합격자 10명 가운데 3명 정도만 한달이상 버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에서는 기사 이직률을 평균 35~40% 정도로 보고 있다.
비교적 취업 문이 열려있어 택시업계에 쉽게 발을 들여놓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저임금 때문에 개인택시 면허를 바라보는 이들을 제외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업계를 떠난다는 것이다. 그나마 신규 택시기사들은 갈수록 줄고 있다. 택시업계에 뛰어든지 20년이 다 돼 간다는 이 상무는 “한 2~3년전만 해도 택시자격시험 응시자가 240명 가량 됐다. 지난해만 해도 평균 120명은 됐는데 올해는 90명선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치러진 시험에도 응시자는 83명에 불과했고 합격자는 48명으로, 산술적으로만 계산해 보면 61개인 인천지역 택시업체가 1명씩의 신규 인력도 채용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규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업체간에는 사람 빼오기 경쟁이 치열하다. D사 간부인 A씨는 “업체마다 직원 빼가기를 하지 말자는 신사협정까지 맺었지만 허사다. 대다수 업체가 직원들에게 기사 한명을 데려올 경우 '기사 소개료 또는 추천료' 명목으로 5만원에서 최고 2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며 택시업계 스카우트 경쟁 실태를 털어놨다. 인천지역 택시회사들의 기사확보율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인천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59.1%였던 인천택시업계의 기사확보율은 44분기 58.9%로 감소한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58.7%로 떨어졌다.
편집자>
택시기사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0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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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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