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낀 개인택시 불법매매단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22일 송모(42)씨를 허위진단서 작성 교사와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송씨의 부탁을 받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준 인천 A병원 전·현직 의사 최모(37)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불법으로 개인택시를 사고 팔도록 알선한 자동차매매상과 개인택시 기사 등 5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21명에 대해서는 기소중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른바 '병원 브로커'인 송씨는 지난해 9월 김모(48)씨로부터 개인택시 매매에 필요한 허위진단서 발급 청탁 명목으로 600만원을 건네받은 뒤 자신이 홍보위원으로 있는 A병원 의사 최씨에게 부탁해 진단서를 발급받도록 해준 혐의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의사 최씨가 김씨를 직접 진료하지 않은채 MRI 촬영사진만으로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란 병명으로 1년이상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는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줬다고 설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송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 2003년 9월부터 올 2월말까지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개인택시를 매매하려는 기사 63명으로부터 진단서 발급비 명목으로 건당 400만~1천만원씩 모두 3억2천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상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한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매매가 불가능하지만,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을 경우 예외적으로 매매가 허용된다. 한편 경찰 수사에 대해 A병원측은 “송씨를 홍보위원으로 위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지 않고 진단서를 발급해준 사실은 전혀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