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임단협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경인지역 노동계가 5일 아시아나 항공 노조를 시작으로 잇따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시민들과 밀접한 항공·병원 사업장 등의 파업이 강행될 경우 큰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경인지방노동청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이 실패함에 따라 5일 오전 1시부터 24시간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그동안 조종사 가족의 비즈니스 좌석권 연간 제공 및 해외출장지의 골프클럽 비치 등 7개항의 협상안을 가지고 사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사측은 전체 조종사 800여명 가운데 비노조원인 300명을 비상 대기시키는 등 파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전체 조합원의 77.2% 찬성으로 쟁의 행위를 결의해 놓고 있어 국내·외 항공기 예약 승객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등 '항공 대란'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립·사립대 병원 및 지방공사 의료원 등으로 구성된 전국보건의료노조(이하 병원노조)도 지난주 실시한 투표에서 오는 8일 총파업안이 가결돼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병원노조 파업 찬반투표에는 전체 재적 조합원 3만3천352명 중 81.4%인 2만7천142명이 참가해 69.3%인 1만8천795명이 찬성했다.

지난 4월부터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 병원노조는 교섭권 제3자(노무사) 위임 문제와 사용자단체 미구성 그리고 성실 교섭 문제 등을 둘러싸고 사용자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지역 12개 사업장이 가입해 있는 전국금속노조도 오는 6일과 8일 각각 4시간씩의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29일 사용자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국노총도 예고대로 오는 7일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어서 이번주 인천·경기지역 노동계는 거대한 파업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이와관련, 경인노동청 관계자는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사업장의 노·사 갈등이 좁혀지지 않아 걱정”이라면서 “지금은 노사 마찰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사·정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