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송도동(松島洞)' 명칭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 곳의 법정동 명칭을 송도동으로 확정해 행정자치부의 승인까지 받은 연수구가 '송도는 일제시대 인천부윤(지금의 인천시장) 마쓰시마 키요시(松島 淸)의 성을 딴 것이란 주장'이 제기(경인일보 7월18일자 1·3면 보도)된 직후, 송도동을 다른 이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정구운 구청장은 20일 박상문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 등 송도 명칭에 반대하는 시민·문화단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이나 포항 등지와 달리 인천의 송도란 이름이 일제시대에 처음으로 생겨났고, 더욱이 일본인 관료의 이름을 따 지명이 결정됐다면 이는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면서 “구체적 정황과 증거를 찾아 송도동 이름을 개정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수구는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송도 명칭과 관련한 역사자료를 수집한 뒤 공청회 등을 다시 열 계획이다.

또 송도동 명칭이 바뀔 경우 '송도국제도시', '송도유원지' 등 일반적인 이름도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상문 이사장은 “왜색이 짙은 송도란 이름을 도시의 공식 명칭으로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반대해 왔다”면서 “많은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법정동 이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명칭까지 바꿀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송도는 일본인 관료의 이름을 딴 것'이란 주장을 처음으로 제기한 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은 “송도란 이름을 바꾸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면서 “떳떳한 이름을 갖고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랫동안 송도란 이름을 써와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전혀 늦은 게 아니다”면서 “지금이라도 그 땅에 어울리는 새 이름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