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전협정 51주년 기념일을 맞아 27일 오전 열린 '7·27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인천시 강화군 창후리 한강하구 어로한계선 인근에서 갈잎으로 직접 만든 배를 띄워 보내고 있다. /임순석·sseok@kyeongin.com
 “통일의 항해는 계속됩니다.”
 지난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이후 최초의 분단의 철책이 가로놓인 한강하구언에서 27일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 행사가 열려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자유로운 민간 항해를 실현하기 위해 인천, 서울,김포, 고양지역 113개 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7·27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가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해무가 잔득 낀 외포리 선착장에는 50년 넘게 막혔던 뱃길을 뚫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찬 300여명의 참가자들이 금단의 지역을 밟는다는 설레는 가슴으로 배에 올랐다.
 통일의 배는 50여분만에 어로한계선 북방 800m지점에 다다랐다. 해무로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북녘땅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배가 도달한 곳은 손에 잡힐 듯한 북녘이 아니라 한강하구언 어로한계선에서 멈췄다. 수로가 확보되지 않아 사고에 신속한 구조활동이 어렵다는 국방부의 반대 때문이었다.
 결국 참가자들은 “조금만 더” 하는 아쉬움을 남긴 채 남쪽 왔던 길로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외포리에서 창후리 어로한계선, 인화리 한강하구선, 한강하구수역을 거쳐 외포리로 귀항하겠다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남북 통일을 잇는 서해에서의 첫 배 띄우기 행사를 마쳐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박종렬 2005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공동준비위원장은 “어로한계선 북방 800m를 넘지 못해 아쉬운 항해가 됐지만 오늘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며 “한강하구가 평화의 강, 화합의 강으로 복원될 때까지 우리의 항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항해에서는 평화의 염원을 담은 갈잎배 띄우기와 최병수 설치미술가의 철책선 자르기 퍼포먼스 등 통일을 기원하는 다양한 선상 행사가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