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1시 10분 남구 숭의동 숭의지구대.
8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에는 차량 3대만 주차돼 남은 공간이 충분했으나 112순찰차는 우회전 지점인 도로 위에 세워져 있었다. 게다가 112순찰차 중 한대는 인도 위에 버젓이 주차된 채 행인들의 통행을 방해했다.
같은날 오후 3시 인천시 중구 북성동 하인천지구대. 지구대 앞에는 112순찰차 4대가 이열로 세워져 있고 그 뒤로 일반차량 5대가 주차돼 편도 2차로 도로 중 한개 차로를 막고 있다. 물론 차들이 주차된 도로에는 주정차금지구역임을 나타내는 주황색 실선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하인천지구대 관계자는 “지난 83년 세워진 협소한 건물이라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도로에 주차를 한다”며 “지구대 땅이 시유지라 함부로 손을 댈 수도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난 80년에 세워진 인천시 남구 주안역 옆 주안역지구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물 바로 옆에는 차 한대를 세울 공간밖에 없어 112순찰차들은 지구대 앞 편도 3차로 도로 중 한개 차로를 점령했다.
주안역지구대 관계자는 “뒤쪽에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피의자와 동행할 경우에는 지구대 앞에 세울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3대에서 많게는 5대까지 112순찰차를 보유한 일부 지구대에서 주차장이 없어 도로 등에 마구잡이로 차를 세우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31개 지구대 중 자체 주차장이 없는 지구대는 중부경찰서 하인천지구대와 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동부경찰서 주안역지구대 등 모두 3개. 112순찰차는 긴급자동차라 앞지르기와 속도의 제한을 받지 않지만 긴급상황이 아닌 경우엔 일반자동차와 똑같은 도로교통법을 적용받는다. 지방청 관계자는 “오래된 지구대의 환경 개선은 부지선정과 이전비용 등이 필요해 어려운 점이 많은게 사실”이라며 “주변 공영주차장 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주차난 해소를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주차장 없는 지구대 주위에 주차위반이 만연하고 있지만 관할 구청의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다.

A구 주정차단속 담당자는 “지구대 주변에 무단주차된 차량 때문에 가끔 경고 조치를 내리지만 긴급한 사안이 많은 경찰 업무를 감안, 실질적인 단속을 한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