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로알기 종주대회가 4일째에 접어들면서 더위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첫날부터 셋째날까지 찌푸린 날씨 속에 힘든 산행이었다면 강화도 종주는 무섭게 내리쬐는 태양빛과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가 발목을 잡았다.
○…종주 일차별로 마련한 저녁 강의시간 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지난 3일 마련한 '인천의 새'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에 대한 강의. 자원봉사자로 나선 인하부고 김대환 교사는 새에 대한 강의 중 새소리를 실감나게 흉내내는 재치있는 강의로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6시에 기상한 종주단원들은 종주대회가 시작된 뒤 모처럼 뭉게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자 환호성. 3일간 흐린 날씨에 비까지 내리면서 눅눅했던 몸과 마음이 상쾌해졌기 때문. 그러나 화창한 날씨에 대한 감상도 잠시 불은초교를 출발해 광성보로 발길을 옮기던 종주단원들은 “평지라 걷는 게 편할 줄 알았는데 더 힘들다”며 “차라리 산을 오르는 게 낫다”고 한마디.
○…광성보에 도착한 종주단원들은 조별로 나눠 3명의 문화해설사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물길이 센 손돌목에 성곽을 쌓은 역사 강의를 들은 뒤 광성보 전투에서 순국한 이재열을 기리는 쌍충비 등을 1시간여 동안 둘러본 뒤 초지진을 거쳐 전등사까지의 오전 일정을 마무리.
○…전등사 입구에서 마련된 점심시간 직전에는 생일을 맞은 김서연(12·작동초교 5년)양과 이번 종주기간 중 생일을 맞은 김은지(18·인명여고 2년)양을 위한 깜짝 생일파티가 열렸다. 한편 지원준비팀은 이날 생일파티에 참석한 종주단 하객(?)들에게 초코파이를 선물로 제공. 서연양은 “집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기대도 못한 파티에 더욱 기분이 좋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게 돼 기쁘다”고.
○…이번 종주대회에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학생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경기 화성시 태안읍에 사는 탁기훈(12·동학초5년)군은 인천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형 기문(16·관교중 3년)군과 함께 종주대회에 참석. 이외에도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손상욱(13·신월초 6년), 손민정(11·신월초 4년) 남매도 인천에 직장을 두고 있는 아버지의 권유로 종주대회에 참석했다고. 탁기훈군은 “야영생활이 재미 있다”며 “1주일에 한번 보던 형과 매일 함께 생활할 수 있어서 좋다”고 형제애를 과시. /취재반
허용철 인천민예총지회장
“강화에서 10년을 넘게 살면서 내가 사는 곳을 직접 발로 걸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요. 마침 강화에 인천 바로알기 종주단이 온다고 하길래 부리나케 쫓아왔습니다.”
인천민족예술인총연합회 허용철(47·사진) 인천지회장은 4일 오전 부인 임영미(38)씨와 함께 불은초교를 찾아와 종주단과 함께 강화도 종단에 나섰다. 허 지회장은 “인천을 바로 알기 위한 걷기대회지만 걷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바로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종주단과 함께 걷고 배식과 살림까지 맡고 있는 학부모자원봉사자들의 봉사정신도 배울점이 많다”고 말했다. 허 지회장은 “강화지역 내에서도 새로운 모임을 구성해 강화지역을 종주하는 행사를 해보고 싶다”고 인천 바로알기 종주대회에 대한 부러움을 내비쳤다. /박민호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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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순 학부모자원봉사자
“남편의 권유로 종주단에 참가하게 됐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부모 자원봉사자로 나선 양기순(48·사진)씨는 “처음엔 가족 휴가를 거창하게 생각했는데 이번 종주대회에 참석해보니 또다른 가족휴가의 의미를 알게됐다”고 말했다. 양씨는 “하루에 8~9시간씩 걸으면서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같이 참가한 딸(박은미·학익여고 2년)에게 힘이 돼주고 싶어 꾹 참았다”고 했다. “종주를 하면서 아이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다”는 양씨는 “배식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바람에 식사량이 적어 같은 엄마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양씨는 “힘들긴 하지만 종종 참여하고 싶다”며 “이번 종주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남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아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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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바로알기 종주대회' 4일째 이모저모
입력 2005-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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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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