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도로가 들어서면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는 물론 소음·매연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송도국제도시~문학터널을 잇는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공사가 시작되자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청능마을'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청능마을사유재산권및생존권대책추진위원회'(이하·대책위)를 꾸리고, 공영주차장 설치와 마을 진입도로 개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도로개설 공사로 인해 세입자가 빠져 나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집값이 절반 가량 크게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이 곳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건물의 가격은 2억여원. 공사가 진행되기 전에는 매매가가 5억원을 넘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또 세입자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입주를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청능마을'은 64개 건물로 구성된 원룸단지다.
 대책위는 또 “공사로 인해 공해와 소음이 30~50배 가중될 것”이라며 “자연과 맑은 공기를 공유했던 환경이 삭막한 방음벽으로 둘러싸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책위는 도시계획의 잘못된 점도 지적했다.
 이세환(50) 대책위원장은 “인터체인지 바로 옆에 마을이 있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도로개설을 고려했다면 당초 공원이나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좁은 부지를 단독주택이 아닌 원룸단지로 허가내준 것은 잘못됐다”며 “때문에 심각한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 소유차량 900여대 가운데 150여대만 마을 내 주차가 가능하다고 한다.
 대책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대책위의 요구사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방안을 찾기 위해 연수구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사업이 그리 순탄치 못하다. 청능마을 주민들의 반발을 비롯 동춘동 일대 지장물 보상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에는 청량산 환경훼손 등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