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백석동 수도권 매립지에 이른바 '비빔밥' 건설폐기물이 마구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빔밥 건설폐기물은 폐기물 처리업체가 건설폐기물 가운데 가연성 폐기물 등을 매립 대상인 불연성 폐기물 또는 혼합폐기물과 섞은 뒤 매립지로 반입하는 것이다.

　2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민주 노동당 단병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매립지 공사는 지난 해 8월부터 올 8월까지 1만6천45대 폐기물 반입차량을 정밀 검사해 이 가운데 3천944대를 반입규정 위반이나 기준 미달로 적발했다.

　특히 전체 적발차량 중 1천783대가 비빔밥 건설폐기물을 매립지에 반입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매립지공사는 소각대상 30% 이상 혼합반입한 1천270대와 재활용 10% 이상 혼합반입한 473대에 벌점 3점을 부과하고, 나머지 가연성소각대상 80% 이상 혼합반입한 40대를 전량 반출조치했다.

　이 처럼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마구 비빔밥 건설폐기물을 반입하려는 까닭은 소각에 비해 매립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ｔ당 17만원이 소요되는 소각에 비해 매립은 2만7천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에 대해 단 의원은 “이는 매립지공사가 반입규정을 완화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위반사항과 횟수에 따라 반입을 금지했던 예전에 비해 반입정지 누계벌점 상한선이 높아지자 건설폐기물 반입위반 차량이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단 의원은 지난 8월 환경부 감사자료를 제시하며 “폐기물 반입규정 위반에 대한 벌점 가중치가 동일 위반사항에만 적용돼 1개월 동안 9차례 반입규정을 위반하고도 가중치 적용을 받지 않는 업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반입정지 처분을 받지 않아 불법 반입차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누계벌점도 위반한 달이 지나면 완전 소멸돼 매월 7차례 이상 위반한 업체가 벌점 소멸로 반입처분에서 제외돼 불법 반입이 판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매립지 공사 관계자는 “제재기준과 검사방법을 바꾸고 있으나 무엇보다 배출자의 분리배출 의식이 선행돼야 한다”며 “각 지자체와 협의해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