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산망을 이용, 수십 차례에 걸쳐 고객 예금을 빼돌려 온 은행간부가 범행 5년만에 덜미가 잡혔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권성동)는 5일 은행 전산망을 통해 고객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는 방법으로 수년동안 고객 예금을 빼돌려온 혐의(횡령)로 C은행의 인천지역 모 지점 차장 A(44)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예금업무를 담당해온 A씨는 2001년 1월 말께 은행 전산망에 접속해 C교회 명의의 정기예금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아 180만원을 가로채는 등 최근까지 27회에 걸쳐 모두 9억2천여만원의 고객예금을 가로챈 혐의다.

　검찰은 A씨가 그동안 이렇게 빼돌린 고객 돈을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썼다고 전했다. 검찰은 영장청구 사유에서 “사실상 횡령금액이 15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범행 발각 전까지 태연하게 은행 업무를 보는 등 범행 방법이 치밀하고 대담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