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 자녀 등 15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인천 남동어린이집(남동구 서창동)이 곧 닫쳐 올 겨울철 난방비 때문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LP 가스 대신 가격이 절반 가량 저렴한 도시가스를 공급해 달라며 지난 5월 신청했지만 감감 무소식이기 때문이다. 〈위치도 참조〉
 원인은 연결 도시 가스 배관이 묻혀 있는 인근 모 빌라 주민들의 집단 민원. 도시가스관이 매설돼 있는 빌라 앞 도로가 주변보다 3m가량 높아 이 부분을 파내고 도시가스관을 다시 매설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지반 침하 등을 이유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면서 공사를 가로막고 있다.
 그런데 집단민원을 둘러싸고 도시가스회사와 기반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건설회사 그리고 남동구가 서로 상대방이 해결해야할 사안이라며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남동구와 건설회사측은 지난 2002년 10월 도시가스회사가 가스배관 공사를 하면서 구청의 지시를 무시한 채 지금과 같은 깊이로 파서 도시가스관을 매설했기 때문에 가스회사측이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스회사측은 구청이 구획정리사업지구에 포함시켜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거절한데다 도로개설 과정에서 빚어진 건설회사측과의 감정적인 법정공방 때문에 문제가 커진 만큼 구청 등이 책임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에다 책임공방에만 열을 올리는 관련기관들 때문에 어린이집 가족들은 닥쳐올 겨울이 두려울 뿐이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조만간 어린이집이 위치한 서창구획정리사업지구내 도로 등 기반시설공사가 마무리된다는 점이다.

 그 때까지 도시가스 배관설치공사를 하지 않으면 관련법에 따라 앞으로 3년간은 포장도로를 뜯어내고 가스배관 공사를 할 수 없다. 남동 어린이집 관계자는 “지난 겨울 연료비로만 1천200만원이 들어가는 바람에 어린이집 운영이 상당히 힘들었다. 연료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난방을 덜할 수도 없고 결국 다른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걱정이다. 도시가스로 바꾸면 연료비를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는데 하루빨리 공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