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꿈을 여는 아름다운 교문]
2. 천편일률적 모습

“교문이라는 게 다 비슷하지 않나요.”
3일 오후 1시께 인천 부평구 효성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김연희(35·여)씨는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교문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교문을 특색에 맞게 색다르게 꾸며보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씨는 “아무래도 교문이 아이들의 정서에 맞게 설치된다면 학교를 드나들 때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현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고 다시 물었다. 김씨는 “군부대나 오래된 관공서 같다는 느낌”이라며 “요즘 새로 짓는 관공서들도 정문이나 주변 환경을 미관형으로 꾸미는데 학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주변에서 만난 시민들은 교문에 대해 주로 “빨간 벽돌로 쌓거나 콘크리트에 색을 칠한 대문”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교문이 특색없이 다 비슷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이날 부평구와 남동구, 남구, 중구지역의 학교를 둘러본 결과 실제로 대부분의 교문들이 비슷한 형식으로 설치돼 있었다.

시내 학교들 가운데 초등학교의 교문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날 둘러 본 시내의 몇몇 초등학교들은 예전에 비해 교문 기둥의 높이를 줄여 위압적인 느낌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인 모습은 탈피하지 못했다.

시 교육청은 “최근 지역 일선 학교들이 자체 경비로 낡은 교문을 개보수했다”며 “되도록이면 밝은 느낌을 주는 자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중구 신흥동의 신광초교와 남구 용현동의 용일초교, 주안초교 등은 대리석 자재를 사용해 교문 기둥을 개보수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교문이나 외벽에는 초등학교에 비해 관심이 더 적은 실정이다. N여중의 한 교사는 “아무래도 학력 향상에 치중하다보니 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 외부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고 했다. 붉은 색 벽돌로 쌓아올린 교문 기둥은 여기저기 떨어져 나가 있었지만 학생들이나 학교측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이었다.

가장 지적을 많이 받는 곳은 인천고등학교의 교문이다. 학교 앞에서 만난 곽태경(52)씨는 “말하기는 그렇지만 솔직히 교문이라기 보다는 수용소나 교도소 정문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철재 방음벽을 6~7m 높이로 교문위에 설치한 인고 교문은 기둥에 교명이 적혀있지 않았다면 교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삭막한 인상을 주고 있다. 최근 담장을 허물어 조경공사를 마친 인천기계공고도 담장 조경공사를 하면서 교문을 제외하는 바람에 콘크리트의 교문만 덜렁 남아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