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인구주택총조사'가 시작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인천지역 원룸과 빌라 밀집 지역을 맡은 조사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십여 차례 찾아가도 거주자들을 만날 수 없어 헛걸음을 하기 일쑤지만 그렇다고 조사를 안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하대 후문 원룸촌을 담당하는 권은주(38·주부)씨는 표본 조사를 위해 6일 동안 같은 집을 무려 15번이나 찾아 갔지만 아직도 집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밤 12시가 넘어서도 가보고, 지난 주말과 휴일엔 오전 일찍도 방문했지만 자신이 맡은 180가구 중 여전히 거주자를 못 만난 원룸들이 수두룩하다.

 권씨는 “이미 파악된 가구수가 있어 만나지 못했다고 조사대상에서 누락시킬 순 없다”며 “도시락을 싸들고 가 집 앞에서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전수 조사를 하는 김모(42·여)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께 어렵게 한 원룸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10번째 찾아가서야 성공한 것이다. 김씨는 “거주자가 일 때문에 집에 들어오는 날이 일주일에 1~2번 정도인 사람이었다”며 “원룸과 빌라, 하숙집 등에 사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경우 만날 수가 없어 조사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인천지역 인구주택총조사 진척도는 51%.

 5천200여명의 조사원들이 전체 조사대상 가구 88만7천여 가구 중 절반 정도를 조사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조사를 거부하는 집과 거주자를 만나지 못하는 집들 때문에 조사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며 “인터넷을 이용한 조사도 가능하기 때문에 조사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