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수도권 매립지 인근 주민 감시원들의 '검은 뒷거래'가 또 터졌다.
 사건이 불거질 때 마다 감시원들의 비리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지도·감독을 맡고 있는 매립지 공사와 주민 지원협의회가 야단 법석을 떨었지만 그 역시 매번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었던 셈이다.

 인천지검 형사 4부(부장검사·최준원)는 22일 억대의 금품을 받고 가연성폐기물을 건설폐기물로 눈감아 준 홍모(40)씨 등 전·현직 주민 감시원 4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수수한 금품을 균등분배한 이모(47)씨 등 주민감시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주민감시원 7명에 대해서는 뒤를 쫓고 있다.

 검찰은 또 가연성폐기물을 건설폐기물로 위장해 수도권매립지에 불법 매립한 혐의(폐기물관리법위반 등)로 김모(39)씨 등 폐기물처리·운반업자 3명을 구속기소하고 이모(53)씨 등 1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 등 전·현직 주민감시원들은 가연성폐기물 반입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지난 2003년 10월부터 최근까지 폐기물 수집·운반업자 김씨 등으로부터 모두 1억2천98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 등은 수수한 금품에 대해서는 동료 감시원들과 균등분배하고, 2년의 임기가 끝난 뒤에는 후임 감시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업자들을 인계해주는 등 조직적으로 불법매립을 묵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폐기물처리업체 대표 김씨 등은 건설업체로부터 처리를 위탁받은 가연성폐기물을 다시 폐기물수집·운반업자 홍모(52·구속)씨 등에게 재 위탁해 건설폐기물로 위장한 뒤 주민 감시원들에게 돈을 주고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하는 등 지난 2004년 7월∼2005년 5월 사이 5천200여t의 가연성폐기물을 불법매립한 혐의다.

 검찰은 가연성폐기물에 대한 조직적 불법반입이 '수도권매립지 폐기물반입 등에 관한 사무처리규정'의 반입금지 폐기물에 대한 판단기준이 모호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규정에 대한 개정을 건의했다.

 한편 감시원들의 뇌물 커넥션은 지난 2001년 4월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명이 구속되고 2명이 불구속된데 이어 지난 5월에도 1명이 구속되고 6명이 입건되는 등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 수도권 매립지 인근 주민 금품수수 일지

 ▲1997년 10월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주민 대책위 간부 등 4명 구속, 4명 불구속.
 ▲2001년 4월 쓰레기 반입규정 위반차량 눈감아 주는 대가로 쓰레기 수집·운반업체들로부터 금품수수(각 350만~1억3천여만원)한 주민감시원 2명 검찰에 구속. 2명은 불구속.

 ▲2001년 11월 수원지검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매립지 주민 감시원 2명구속, 2명 불구속.
 ▲2003년 1월 업체로부터 3천700만원 받아 챙긴 주민감시원 2명 구속.
 ▲2005년 5월 쓰레기 반입규정 위반차량 눈감아 주는 대가로 쓰레기 수집·운반업체로부터 금품수수(350만원)한 주민감시원 1명 경찰에 구속. 6명은 불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