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여파로 값싼 연료를 찾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인천지역에 때아닌 연탄 구하기 전쟁이 한창이다.
인천지역 연탄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평균 30%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개인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연탄수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일선 연탄 판매업자들의 설명이다.
그나마 판매업소마저 갈수록 줄어들자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다른 지역 업소까지 수소문해 찾아낸 뒤 구청 홈페이지에 연락처를 게시해 놓는 등 연탄 공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인천지역의 연탄은 대부분 서울 금천구 시흥역 인근의 한 연탄공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연탄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인천지역에 공급되고 있는 연탄은 1주일에 평균 2만장 가량으로 지난해 보다 30% 가량 늘었다. 남구 숭의동 전도관 지역을 중심으로 30년 이상 연탄을 배달하고 있는 박모(72)씨는 “지난해까지 기름보일러를 쓰던 인쇄소와 세탁소 그리고 미장원 등이 올해부터 연탄 보일러로 바꾸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1주일에 3천장에서 많게는 5천장까지 공급받고 있는데 연탄이 들어오기 무섭게 모두 나가고 있다”고 최근의 연탄 호황(?)을 설명했다.
부평구 산곡동에서 연탄을 배달하고 있는 이모(70)씨도 주문받은 연탄을 제때 갖다주지 못할 정도로 품귀현상이 계속되자 이곳저곳 남는 연탄이 있는지 시간이 나는대로 발품을 팔고 있다. 이씨는 수요가 지난해보다 5배 가량은 많아진 것 같다며 혀를 내찼다. 이씨는 “공장에서 연탄이 도착하면 화훼농가나 공장 등에서 찾아와 50장이든 100장이든 요구하면 안 내줄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연탄을 몇장씩 사서 쓰려는 사람들이 연탄을 제때 못 구하는 경우가 많아 수시로 다른 업소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 가운데 차상위계층 317가구(남동구, 서구, 옹진군 제외)는 '(사)사랑의 연탄나눔 운동'의 도움으로 이달 중순께 300장씩의 연탄을 공급받을 예정이어서 연탄 구하기 전쟁에서 살짝 비켜서 있다. 그렇지만 이들을 제외한 기초생활수급자나 이 단체의 도움을 받지 못한 일부 가정에서는 연탄을 구하는데 애를 먹을 것으로 우려된다.
연판 판매업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도 연탄난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탄 1만장 팔아봤자 평균 60만~70만원에 불과한 수입 때문에 기존에 연탄을 배달했던 60~70대외에는 선뜻 연탄배달을 하겠다는 이들이 없다보니 판매업소가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인천에는 남구에 4곳, 부평과 계양에 각각 2곳 등 10여개 안팎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배달을 포기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평구와 남구 등 일부 자치단체는 구청 홈페이지에 연탄공급업소 연락처를 게시해 놓는 한편 연탄공급이 가능한 업소의 연락처 제보까지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연탄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연탄을 구할 수 없는지 구청 사회복지과 등으로 전화를 걸어 묻고 있다”며 “우선 연락이 닿는 곳은 홈페이지에 게시해 놨는데 혹시 연탄 배달을 하는 곳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소연했다.
고유가 시대 '날개단 연탄'
입력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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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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