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의 가짜 사망진단서를 법원(재판부)에 제출하고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 한 뒤 잠적(경인일보 12월 19일자 19면도보)했던 '희대의 탈옥범' 이성종(58)씨가 도주 27일만에 검거됐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권성동, 수사과장·안창환)는 3일 “지난달 9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인천구치소를 출소한 뒤 잠적했던 이씨를 검거해 구치소에 재 수감했다”며 “이씨에 대해 사문서위조 및 행사, 도주죄 등을 추가했으며 현재 이씨를 상대로 자세한 탈옥 경위와 공범들의 역할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와 범행을 공모한 염모(45·택시기사)씨와 도피를 도운 것으로 보이는 원모(45·여)씨 등 관련자 3명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 구치소에 함께 수감돼 있던 최모(39·구속)씨 등과 짜고 구치소를 빠져나가기 위해 부인의 가짜 사망진단서를 만들어 법원에 제출하기로 공모했다. 이씨는 공문서위조, 변호사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 은 뒤 항소한 상태였다.

　이씨의 부탁을 받은 최씨는 지난해 10월초 자신이 먼저 구치소를 나오자 계획대로 이씨 부인의 사망진단서를 위조해 같은달 31일 담당 G변호사에게 건넸다. G변호사는 가짜 서류인 것을 모르고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하려다 이씨의 아들(31)이 '사망진단서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알려옴에 따라 신청하지 않았다.

　1차 탈옥 계획에 실패하자, 이씨는 12월초 편지를 통해 또 다시 최씨에게 부탁해 부인의 가짜 사망진단서를 위조한 뒤 서울의 문모 변호사를 통해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인천지법 제1형사부(재판장·김수천 부장판사)는 이씨측이 제출한 서류와 기록 등을 검토한 뒤 부인의 장례식이라도 치를 수 있도록 이씨에 대해 3일간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탈옥에 성공한 이씨는 서울 등지로 도망다니다 도주 27일만에 덜미가 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