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인천을 들끓게 했던 남동공단 소각로 문제가 조만간 매듭지어 질 전망이다.
 허가관청인 남동구는 인천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환경영향평가서에 조건부 동의를 한데다 사법부 결정에 따라 지난달 중순부터 시운전에 들어간 소각로 시설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조만간 정식 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3만5천t 가량으로 추산되는 남동공단내 방치폐기물 처리를 위해 E사에 소각로 설치허가를 내주면서 불거진 이 문제는 그러나 소각로 가동이 주변지역에 미칠 환경적 이해득실을 따져보는 생산적인 논의가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찾아간 남동공단 E사에서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폐기물 산'이었다. 지난 98년 6월 D산업이 부도를 내면서 방치된 이 폐기물은 건물 6층 높이 만큼 쌓인채 흉물을 드러내고 있다. 폐기물 더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케한 가스는 눈을 심하게 자극해 옆에서 10분을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

 시운전 이후 방치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목소리부터 낮추며 “주민들이 소각하는 것을 반대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수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방치폐기물을 소각할 때 굴뚝으로 하얀 연기가 배출되는데 주민들이 이를 오염물질로 오해한다는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회사측은 자체 실시한 방치 폐기물 성분 분석 결과 일반폐기물로 나와 소각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주민들은 소각시 유해가스를 배출하는 지정 폐기물이라며 소각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 외부로 반출해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처리비용은 40억~7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20일 가량 소각로를 시운전한 결과 다이옥신을 비롯한 질소산화물 등 각종 대기오염 물질이 환경부 허용 기준치 이내로 유지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사의 굴뚝에는 환경오염 원격감시시스템(TMS)이 설치돼 있어 경기도 안산에 있는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실시간으로 배출가스 농도를 지켜볼 수 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다이옥신과 관련, E사측은 “회사와 600m 가량 떨어진 아파트 주민들이 소각로 가동으로 노출될 수 있는 다이옥신의 양은 평생(70세 기준) 담배 한개비를 피울 때 노출되는 양과 비슷한 정도다”라고 자체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E사의 소각로 가동에 따라 남동공단에 산재해 있는 소형 소각로 문제와 산업용 보일러 연료인 벙커시유 사용량이 줄어들 수 있을지가 이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소형 소각로의 경우 각종 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치가 E사에 비해 평균 2~3배 가량 높아 남동공단 대기오염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지적받고 있다.

 소각로 가동시 발생하는 스팀을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기존 업체와 달리 E사는 시간당 최대 25t을 벙커시유 대체연료로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E사는 하루 1만3천ℓ의 벙커시유를 사용하던 D사에 스팀을 공급해 그만큼의 벙커시유 사용량을 줄이고 있어 앞으로 스팀공급이 늘어나면 남동공단 대기오염의 또다른 주역중 하나인 벙커시유 사용량 감소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