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고건 전 국무총리와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에 나선 김근태 상임고문이 8일 오전 인천에서 전격 회동했다.
 이날 오전 7시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새얼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38회 새얼아침대화'에 고 전 총리는 강연자로 나왔고, 김 고문은 방청객 자격으로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새얼아침대화는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만큼 둘의 대화 내용도 관심을 끌었다. 김 고문은 고 전 총리의 '희망 한국을 향한 리더십의 역할'이란 주제의 강연이 끝난 뒤 마련된 질문시간에 “범양심세력 대통합에 고건 전 총리께서 같이 해 주실 것을 압력 넣으려 왔다”면서 공개적으로 자신이 주장한 '대통합론'에 고 전 총리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고 전 총리는 “(김 고문의 대통합론에 대해)원론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개인적으로 참여할 지의 여부를 지금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정치적 결단을 할 때 이 문제를 함께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고문은 “고 전 총리께서는 (대통합론에 대해)그동안 세 차례나 언론을 통해 동의해 주셨다”면서 “오늘도 긍정적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고 전 국무총리는 특히 이날 '주파수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코드는 비밀과 암호를 공유하는 개념이라면 주파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점에서 개방적인 뜻을 갖고 있다. 주파수는 모두가 공유할 수 있고, 수신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말해 자신은 한나라당, 민주당, 정동영 고문 등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만남을 지켜본 정치인들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대통합론'과 '주파수론'이 인천에서 만났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을 위해 김 고문은 전날 밤 대구에서 열린 당의장 경선후보자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인천에 올라왔다고 한다.

 김 고문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은 강연회 1시간과 조찬 50분 등 1시간50분에 걸쳐 계속됐다. 이날 강연회에는 인천이 지역구인 안영근, 송영길, 신학용, 이호웅 의원과 민평련 소속인 정봉주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