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사라진 과거의 병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매년 880여 만명이 새로 걸릴 정도로 현재 진행형인 전염병이다. 전문가들은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제대로 치료해야만 결핵의 마수를 피해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인천지역에서도 꾸준히 발생=우리나라의 지난해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73명 정도로 일본의 약 3배, 미국에 비해선 17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인천지역은 최근 몇년간 국내 평균 보다 적은 10만명 당 발생률 50명 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결핵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한해 동안 인천지역 신규 결핵환자 수는 1천406명으로 발생률은 10만명 당 55명이었다. 2002년에는 1천245명으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2003년부터 다시 1천400명 이상 꾸준히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1천454명이 결핵에 걸렸다. 시가 집계한 1천698명과 차이가 나는 건 대한결핵협회는 환자의 거주지가 아닌 인천지역 병·의원을 기준으로 집계했기 때문이다.

민간의료기관의 경우 결핵환자 발견시 신고율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더 많은 환자들이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사망률도 높아 지난 2004년에만 전국적으로 2천948명이 결핵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기준으로 호흡기 결핵은 남성 사망원인 중 10위였고, 여성의 경우 7위로 질병에 의한 사망원인으론 4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사망자들은 경제활동연령인 20~50대에 집중됐다.

같은해 인천지역에서도 무려 141명이 결핵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한센병은 신체를 썩어 문드러지게 만들어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목숨까지 앗아가진 않는다”며 “반면 결핵에 걸리면 여성의 경우 살이 빠지고 얼굴이 하얘지니까 치료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는데 그러다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결핵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이홍렬 전문의는 조기진단과 적절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첫번째 치료에 실패하면 평생 결핵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전문의는 “결핵은 법정전염병으로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게 문제”라며 “본인이 괜찮다고 판단해 치료 중간에 약 복용을 중단하면 아이나와 리팜피신 같은 효과적인 결핵약에도 내성균주가 생겨 완치가 힘들어진다”고 충고했다.

현재 그를 찾는 환자 중 절반 가량이 전염성이 있는 활동성결핵 환자이지만 절반 정도는 결핵 후유증을 앓는 환자라는 데서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웅변하고 있다. 이 전문의는 “중증 폐결핵이나 특별한 이상 증세가 없는 경우 외에는 약을 복용하면서 학교나 직장생활, 적당한 운동 등을 병행해도 무방하다”며 “주치의의 지시 없는 휴직이나 휴학 등은 치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후진국병이라 일컫는 결핵에 걸렸다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라며 “2주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료기관을 찾아 검진을 받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