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의 부인 정경임(52)씨는 현재 뇌졸중의 일종인 '모야모야' 병으로 투병 중이다.
1984년 결혼 1년이 갓 지나면서 정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모야모야' 병은 운이 좋아 산다해도 불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악성 희귀병이다. 혈관의 모양이 보통 사람들과 달리 연기처럼 생겼다고해서 일본말로 연기처럼(모야모야)이란 뜻이 붙여졌다.
안 후보의 지극정성으로 병세가 호전되는 듯 했으나 1999년 8월 또다시 쓰러지면서 지금까지 7년여 동안 병상에 누워 있다.
안 후보 부부사이에는 자식이 없다. 결혼 1년 만에 정씨가 쓰러지면서 자식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이혼을 했느니, 숨겨둔 자식이 있느니 등의 오해와 유언비어로 속앓이를 앓곤 했다고 한다.
인천시장에 처음 출마했던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도 다른 시장 출마자들의 부인이 남편의 선거를 위해 내조를 벌일 때 정씨는 남편의 선거가 치러지는 지도 모른 채 병상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4년이 흐른 지금에도 정씨는 지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감정의 일부를 표현할 정도로 병세가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편과는 말없는 눈빛 대화만 나누고 있는 상태다.
남편이 인천시장을 지내는 동안 그 흔한 '시장 사모님'이란 소릴 들어보지 못한 정씨는 이번 선거에서도 남편의 손을 잡고 시장을 돌거나 유권자들을 만날 수 없다.
그래도 안 후보의 아내에 대한 사랑은 지극정성이다. 시청에서 30여 분 떨어진 한방병원에 요양중인 정씨를 1주일에 3~4번 찾는다. 일정이 바쁜 날은 얼굴만 잠시 쳐다보고 돌아가는 날도 있지만 아내를 생각하면 늘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한다.
아내가 투병중인 와중에서 시장 선거에 나서는 안 후보의 마음 한편에는 늘 아내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어느 날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 눈썹에 쌓인 먼지를 봤어요. 사는 게 참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나 안쓰러웠던지….”
그래서인지 시장 임기 4년 동안 안 후보는 일에만 빠져 살아왔다. 옆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해외 출장에 나서면 잠시도 쉬지 않았다. 새벽부터 시작한 일과가 다시 새벽이 돼서야 끝날 정도로 일중독에 걸려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안 후보의 하루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가장 먼저 인천시청에 출근 하는 직원이 바로 안 후보이다. 10~20분 단위로 쪼개진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면서도 틈 나는 대로 간병인에게 전화를 걸어 병세를 묻곤 한다.
지난해 9월 중국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해 중국 출장길에 나섰던 일이다. 안 후보는 하루의 성과를 브리핑하기 위해 동행한 기자들과 갖는 미팅시간도 보통 새벽 1시나 돼야 가질 정도로 일에만 몰두했다.
안 후보는 “어쩌면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를 위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병든 아내를 위해서라도 의지를 다지고 용기를 잃지 않기 위해 시정에 몰두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요즘 선거를 앞두고 병원을 찾은 안 후보는 “말은 잘 하지 못하지만 용기를 잃지 말라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아 평안하다”고 말했다.
"병상아내와 눈빛대화… 용기얻어" 안상수 후보 부인 정경임씨
입력 200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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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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