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관심이 없으니까 안타깝습니다.”
현충일과 6·25가 끼어있는 6월. 호국 보훈의 달이란게 무색할 정도로 올해 6월은 월드컵 마케팅 등으로 뒤덮이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도 지난 5일 오전 치러진 월드컵 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이 단연 화제일 뿐 순국선열 등에 대한 얘기는 쏙 들어갔다.

6일 오후 1시 인천 강화군 교동에서 '6·25 참전 켈로동지회 위령제'를 개최하는 유종열(79)씨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5년전부터 부대가 있던 교동에서 먼저간 동지들을 위해 위령제를 지내고 있는 유씨지만 올해는 몇명이나 올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위령제는 초대손님 한 명없이 동지들만 모여 지내는 조촐한 기념식. 유씨는 “지난해 위령제엔 동지 40여 명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많이 눈을 감아서 몇명이나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켈로'라고 알려진 KLO(Korea Liason Office)는 지난 1948년 대한민국정부수립과 함께 철군한 미 극동사령부가 남겨놓은 비정규첩보조직. 적진에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고 적진을 교란하는게 주 임무였다.

강화군 교동의 켈로부대는 6·25전쟁 발발뒤 만들어졌고, 1954년 4월 정식으로 해체됐다. 유씨는 51년부터 해체 때까지 활동했다. 그는 “당시 부대원이 400명 정도였는데 절반은 적진에 침투한 뒤 영영 귀환하지 못했다”며 “국가를 위해서 소중한 목숨을 바친 동지들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게 원통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유씨 뿐 아니라 6월에 가장 바쁜 호국보훈 관련 단체와 인천보훈지청 등에서도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핸 당선자 현수막과 아시안게임 유치 관련 현수막 등이 자리를 차지해 보훈행사 현수막 하나 걸기도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보훈지청 관계자는 “살기 좋아지고 개인주의가 퍼지면서 호국보훈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며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 바로 월드컵이 시작돼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