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장미전시 우리집 소품 만들기' 코너가 눈길을 끌었다. 한 집에 살면서도 서로의 대화가 부족한 가족을 위해 방문에 걸어두고 사랑을 확인하라는 의미에서 마련한 장미리스 만들기가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딸과 함께 장미리스를 만들었다는 회사원 박인섭(42·부평구 부평동)씨는 “바쁜 회사생활로 학교 1일교사에 나와 달라는 딸의 요청도 들어주지 못해 못난 아빠가 됐다”며 “오늘 모처럼 산책 겸 찾은 대공원에서 딸의 방문에 걸어둘 장미리스를 만들면서 오랜만에 딸과 다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흐뭇해 했다.

이날 프로그램을 진행한 인천아트엔짐 놀이심리연구소 동석표 원장은 “가족들이 함께 장미리스를 만들면서 '꽃'이 주는 안정감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만들어낸 성과물은 가족들에게 대단히 큰 일체감을 형성해 준다”며 “이것은 꽃과 식물로 조울증 등을 치료하는 원예치료의 일종”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전시장에는 가족들 뿐만 아니라 전남 광주고교 동문 산악회원 7명과 경북 영천 향우회원 80여명도 단체로 꽃전시장을 찾았다.
영천향우회 서병철 회장은 “오늘 1년에 한 번 하는 체육대회 장소를 물색하던 중 오랜만에 보는 동문들의 얼굴을 꽃과 함께 보게 돼 더욱 기쁘다”며 “고향을 떠나 인천이 각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꽃을 보며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꽃전시장에는 18종 2천여그루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장미와 그 장미로 여러가지 형태를 만든 토피어리, 꽃탑 등이 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꽃 전시장 주변 6천여평에는 야생화를 비롯 페튜니아·유채·봉선화 등의 꽃밭도 조성돼 있다.
특히 장미를 야간에 감상할 수 있도록 조명이 설치돼 있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장미 향기와 클래식 음악에 흠뻑 취할 수도 있다. 꽃전시장과는 별도로 1천600여 평의 장미원에는 84종 1만1천800여 그루의 장미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인천대공원 관리사무소측은 10일과 11일 이틀 동안에만 2만3천여 명의 시민이 이번 꽃전시회를 찾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인천시가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2014년 아시안게임 인천유치를 기원하며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