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2006 독일 월드컵 16강으로 가는 첫 길목에서 인천의 신화가 재현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유력한 우승 후보 포르투갈을 침몰시키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곳.

2002년 6월14일 인천 문학 월드컵경기장의 푸른 잔디위에서 이영표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포르투갈 수비수를 제치고 멋지게 골을 성공시킨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이천수, 김영철, 김남일 등 인천 출신의 태극전사들이 대표팀에 포진해 있기에 토고전을 바라보는 인천 시민들의 감흥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아자 아자, 대한민국! 영철이형 파이팅! 천수형 한 골만! 남일이형 잘하셈' 태극전사들을 배출한 축구 명문 부평고의 축구부원들은 12일 선배들에게 보내는 응원 문구를 흰 천에 적어 흔들며 파이팅을 외쳤다. 이천수가 살았던 남동구 만수동 벽산아파트 상가에도 이천수의 선전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토고전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이천수는 이에 화답하듯 이날 오후 독일 베이스캠프인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2002년에 골을 넣지 못해 정말 가슴이 아팠다”며 “골이라는 단어때문에 힘들었던 경험들을 토고전에서 모두 해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남일의 부모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12일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친정 부모님과 함께 TV중계방송을 지켜보며 남편을 응원하기로 했다는 김영철의 부인 도미형(30)씨는 남편이 꿈의 무대에서 그라운드를 꼭 밟아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서포터스도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축구와 맥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사커존'의 운영자로,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서포터스로 활약중인 홍완기(41)씨는 토고전에서 2대1 승리를 전망한 뒤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맥주 500cc 한잔씩을 무료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서포터스 'TNT'의 회장 김병수(33)씨는 “포백 수비 불안만 극복하고 조직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압박에 성공한다면 토고전에서 2대1로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도 기죽지 말고 기회가 온다면 과감히 슈팅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야외 응원이 펼쳐질 문학경기장과 구월동 로데오거리 등지에서도 응원 준비가 한창이다. 16강 진출의 교두보가 될 토고전을 앞두고 '인천발' 붉은 함성과 붉은 물결이 프랑크푸르트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